국민회의 '김대중 X파일'책자에 색깔시비 곤혹 "또 용공음해 망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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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 총재에 대한 색깔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오익제 (吳益濟) 씨 월북사건이 잠잠해지자 이번에는 金총재를 아예 공산주의자로 묘사한 '김대중 X파일' 이란 책이 출판돼 불을 지폈다.

문제의 서적은 김일성 (金日成) 과 일본 자민당의 우쓰노미야 도쿠마 (宇都宮德馬) 의 대담내용 (74년) 을 토대로 쓴 것으로 '김일성의 김대중대통령 만들기' 란 부제가 붙어있다.

저자 손충무 (孫忠武) 씨는 경향신문 사회부기자 출신으로 잡지 '인사이드 더 월드' 발행인. 87년 대선때는 신민주공화당 특보로 임명될 정도로 여야 정치권 인사들과 두루 교분이 있다.

이 책에서 그는 金총재를 "일본 좌익단체의 후원을 받아 정치한 공산주의자" "6.25때는 예비검속돼 총살될 뻔했으나 실무자의 착오로 총살을 면했다" "젊은 시절 공산주의와 관계를 맺은 일이 있고 현재도 언행등이 신뢰가 가지 않는 인물" 로 적고 있다.

또 "김대중씨가 대통령이 되면 남북 평화의 길이 트이니 金씨가 대통령에 당선되도록 적극 도와달라" 고 했다는 김일성의 말을 인용, 김일성의 지원설을 제기했다.

국민회의는 즉각 "DJ 용공조작의 망령이 되살아났다" 며 초강경 대응을 결의했다.

정동영 (鄭東泳) 대변인은 "문제를 제기할수록 오히려 이 책이 광고되는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것을 알지만 해묵은 용공음해 수법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뜻에서 법적 대응키로 했다" 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신한국당 당직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저자의 자필 사인과 도장이 찍힌 책을 당사 부근 식당에 무료배포한 것은 여당이 개입했다는 반증" 이라고 여당과의 연계설을 제기했다.

한 당직자는 "孫씨가 7만부나 되는 책을 어떻게 무료 증정할 수 있느냐" 고 거들었다.

김경재 (金景梓) 의원은 "孫씨는 이전에도 일본.미국의 잡지등을 이용, 金총재를 용공음해하는 글을 써 말썽을 빚었던 장본인" 이라며 "87, 92년 대선때 특보역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해 金총재에 대해 애증이 교차된 것으로 보인다" 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孫씨는 "이 책과 관련해 신한국당의 누구와도 만난 사실이 없다" 고 부인했다.

그는 "金총재와 鄭대변인등을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고소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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