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미국 애플사,빌게이츠와 제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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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빈사상태에 빠졌던 애플이 드디어 회생하기 시작하는가.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 (MS) 와의 제휴를 통해 그래픽이나 전자출판, 교육분야등 특정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PC업체로서 다시 번성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애플은 지난 10년간 빌 게이츠가 그래픽 사용자환경 (GUI) 이란 자사의 발명품을 윈도라는 이름으로 도용, 성공을 가로챘다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애플이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GUI와 마우스를 발명하지 않았다.

제록스사의 스타 컴퓨터 시스템은 애플보다 2년 앞서 윈도.마우스.휴지통등 훗날 매킨토시에서 정교화된 GUI의 기본개념을 선보였다.

비록 제록스는 실패했지만 잡스나 게이츠는 GUI가 올바른 방향이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게이츠는 일찍부터 매킨토시의 GUI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일에 참여했다.

그는 85년 애플사에게 다른 회사들이 매킨토시 호환기종을 생산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호환기종의 허용은 PC가격을 떨어뜨려 사용자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늘릴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폐쇄적인 애플은 이를 거절했다.

MS는 90년 GUI를 도입한 윈도3. 0을 선보였다.

이후 MS는 보다 열린 시각을 가지고 자신의 제품을 다듬어 나갔고 결국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이에 대한 애플의 대응은 MS가 자사의 GUI체제를 도용했다는 소송을 내는 것이었다.

변화된 세상에 적응하기보다는 판사가 세상을 변화시켜 주길 기다리는 꼴이었다.

그러나 애플과 잡스는 결국 변화했고 불구대천의 원수이던 MS와 손을 잡았다.

흥미로운 것은 애플이 이번 제휴를 통해 저작권 침해와 관련, MS로부터 어느정도의 보상을 받아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애플은 손상된 자존심을 어느정도 찾을 수있게 됐으며 나아가 PC시장의 경쟁에서도 새로운 전기를 맞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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