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열되는 오익제월북 공방]자민련, 황장엽 파일 공개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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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자민련이 오익제씨 문제를 놓고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자타가 공인하는 보수정당인 자민련이 가장 선두에 나서 그의 친북행적을 신랄하게 비판해야 하는게 맞지만 吳씨가 국민회의 당적을 갖고 있었던 만큼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런 입장이다.

더구나 안양만안 보선의 공천자 선정과정에서 양당이 후보단일화 협상소위까지 연기시키는 감정싸움을 벌인지 얼마 안된데다 다음달 4일 보선에서 국민회의의 적극적 지원을 얻지 않으면 승리가 불투명한 처지라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이 때문인지 안택수 (安澤秀) 대변인은 18일 "평통자문위원이고 국민회의 고문을 지낸 吳씨의 월북문제에 대해 우리 당이 정확하게 어느 한쪽으로만 설 수는 없다" 는 모호한 표현을 썼다.

그는 19일에도 "공안당국은 연말대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정성과 형평성에 맞추어 '황장엽 파일' 의 명단과 친북활동 내용을 국민앞에 구체적으로 공개하라" 는 매우 원론적인 입장만을 내비쳤다.

간부회의 결과도 외형적으론 일단 "어떻게 그런 인사를 국민회의가 당원으로 두고 있었느냐" 는 쪽보다 "정부당국은 전혀 사전예방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뭘 했느냐" 는 쪽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러나 당내에선 "오풍 (吳風.오익제씨) 이 본격적인 북풍 (北風) 의 전주곡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황장엽 파일' 은 안기부 금고속에서 낮잠을 자고 있을순 없다" 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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