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박동희 곧 본격 피칭 연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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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지난 87년 여름. 미 프로야구 마이너리그팀인 더햄 불스구장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대학선발팀간 경기가 벌어졌다.

당시 한국은 조막손 투수로 유명한 짐 애보트가 이끄는 미국을 6 - 3으로 꺾었는데 선발투수는 송진우 (당시 동국대 4년) , 구원투수는 박동희 (당시 고려대 1년) 였다.

이때 미국관중들은 6회부터 구원등판한 박동희 (30.삼성)가 최고구속 1백55㎞의 강속구를 뿌리자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보다 빠르다" 며 "한국에 저런 선수가 많으냐" 고 혀를 내둘렀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97년 여름. '코리안 특급' 박찬호 (LA 다저스)가 11승 고지를 밟으며 메이저리그를 점령하고 있는 사이 박동희는 재기를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6월 삼성이 롯데와 2 - 2트레이드로 박동희를 받아들였을때 그의 몸은 만신창이였다.

통풍성 관절염을 앓아온 그의 좌.우 다리는 등속성 파워측정기로 근력을 재본 결과 왼쪽이 오른쪽에 비해 30%밖에 힘을 낼 수 없었다.

불구자나 다름없는 상황. 구단측은 박동희를 곧바로 삼성서울병원으로 보내 지병인 통풍을 치료하게 한뒤 수지체육관에 있는 스포츠과학지원실 안병철박사에게 재활 트레이닝을 맡겼다.

지난 두달간 재활훈련에 땀을 쏟은 박동희는 왼쪽 대퇴근력이 80%이상 회복돼 공을 만져도 될 만큼 다리힘이 생겼다.

안박사는 "9월중순께면 본격적인 투구를 해도 좋을 것같다" 며 "몸이 갖춰진 만큼 박동희의 재기 여부는 본인 의지에 달렸다" 고 전망한다.

박동희는 "언제나 마운드에 서볼까 두려웠는데 이렇게 빨리 회복돼 기쁘다" 며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 며 투지를 보이고 있다.

박동희는 '달구벌 폭격기' 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15일 경산 볼파크로 옮겨 본격 투구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용인 =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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