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이정재기자,정치풍자 '대권무림' 1권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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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현직 기자가 무협소설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정치판을 풍자했다.

한보사태 이후부터 이회창 신한국당 대표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기까지 작금의 정치세태를 무림고수가 다투는 상황으로 비유한 것. 지난 3월부터 이정재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가 본지에 연재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대권무림' 을 소설적 형식으로 재구성한 '소설 대권무림' 3권중 첫번째권이 나왔다 (한뜻刊) .2.3권은 9.10월에 출간될 예정. 이 책은 기자라는 신분을 십분 활용해 정치인과 직접 면담하고 기사화하기 힘든 정보를 모아 무림이라는 가상공간에 녹여낸 것이 특징. 정색하고 쓸 수 없는 부분도 해학이 넘치는 필치로 담아내 일반 독자들이 합종연횡 (合縱連衡) 의 정치판을 이해하기 쉽게 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씩 게재됐던 '대권무림' 은 시시각각 변하는 정치현상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면서 정치인들의 뒷이야기 등 읽을거리를 제공해 인기를 모았다.

이 책의 집필의도는 국민들에게 그동안 비리와 부패로 염증만을 안겨주었던 정치에 대해 일말의 희망을 갖도록 하겠다는 것. 무협이라는 방식을 이용한 것도 독자로 하여금 어렵거나 식상해서 덮어버리고 말던 정치면 기사를 친숙하게 하기 위해서다.

등장인물의 이름도 무협체로 새롭게 작명해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는 대중검자, 김종필 자민련 총재는 종필노사, 이회창 신한국당 대표는 회창객이라고 표현했다.

이밖에 대선을 무림고수대회에 빗대고 각 대표들이 특유의 검법을 사용해 경쟁하는 상황을 설정해 놓고 있다.

찬종검은 온갖 유파의 검법을 취합한 독고검, 수성객은 상대의 정신을 빼앗아 자기 편으로 만드는 흡인공을 쓰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학창시절 중국무협소설을 번역하고 실제로 창작활동을 해왔다는 작가의 전력이 소설 곳곳에 묻어 있어 읽는 맛을 더해준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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