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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도우미 77개 중고등학교서 278명 봉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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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지난4일 오후 1시30분 서울대병원 응급실. 자원봉사에 나선 尙혜영 (15.여.성심고1) 양과 申주옥 (16.여.정릉여상1) 양은 링거병을 들고 휠체어를 밀면서 환자들의 불편을 덜어주었다.

오늘만해도 벌써 세번째다.

뿐만아니라 수시로 바닥에 떨어진 거즈와 솜뭉치를 치우고,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침상 밑에 놓아둔 변기통도 찾아내 깨끗이 씻어다줬다.

여름방학을 맞아 중.고생들이 서울대병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벌이며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서울대병원 청소년자원봉사대에 봉사를 신청한 학생은 77개 중.고교 2백 78명. 학생봉사기간 (7월21일~8월16일) 중 일주일을 택해 하루 3시간씩 내과.일반외과.응급실.도서실등 모두 31개부서에서 봉사를 한다.

尙양은 지난해 여름.겨울방학에 이어 응급실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베테랑 도우미' 이다.

희망이 의사라는 尙양은 방학때만 봉사활동을 하는 게 아니다.

처음에는 자원봉사 점수를 딸 욕심에 시작했으나 봉사활동을 하다보니 뿌듯한 생각이 들어 이젠 토요일 오후에도 수업후 병원으로 직행한다.

"짜증을 내며 퉁명스럽게 대하는 환자들도 있어 처음엔 좀 서운했어요. 하지만 몸이 아파 신경이 날카로와서 그럴 거라고 이해하게 됐어요. '건강한 몸을 가진 나는 참 행복하구나' 하는 생각도 했구요." 서울대병원 구석구석에는 도우미들의 따스한 손길이 스며있다.

▶약봉투에 라벨 붙이기▶거즈 자르기▶면봉 만들기▶차트 찾아오기▶접수대에서 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접수용지 대신 써주기▶병실마다 책수레를 밀고 다니며 환자가 읽고 싶어하는 책 배달하기▶어린이환자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기등이 모두 도우미들의 일이다.

한편 점수 따기 위해 오는 학생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병원측은 봉사활동에 앞서 반드시 2시간의 오리엔테이션을 받도록 해 자원봉사의 동기를 부여하는데 힘쓴다.

이 병원 사회사업실 朴성신 (27.여) 씨는 "자원봉사의 가치나 의미를 가르쳐주는데 중점을 두고 슬라이드.비디오와 자료집을 활용, 병원소개.자원봉사자활동.부서별 오리엔테이션등 세 부분으로 나눠 교육한다" 고 밝혔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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