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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유통 농산물 구매담당 서흥복차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한화유통 농산물 구매담당인 서흥복 (徐興福.42) 차장. 그는 전국 1천2백여 산지농민들과 거래하고 있는 마당발로 회사 안에서는 '마이더스의 손' 으로 불린다.

그가 고르는 과일.야채는 거의 실패하는 일이 없기 때문. "지난해 5백10억원 어치의 야채.과일을 사들여 1백억원 가까운 이익을 올렸읍니다. "

서차장의 말이다.

입사후 1년여동안 수퍼체인 점포장을 지낸 것을 제외하곤 지금까지 12년 4개월동안 줄곳 전국 농촌을 누비며 야채.과일 고르는 일에만 매달렸고, 이제는 모양만 보면 속까지 아는 '도사' 가 됐다는 것. 서울 지리보다 시골길에 더 밝다는 그가 지난해 승용차로 뛴 거리는 12만㎞. "많을 때는 한달에 25일가량 집을 비운다" 는 서차장은 자신의 손으로 고른 제품이 적정가격에 소비자들에게 넘겨지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실패 사례도 적지 않다.

트럭 가득 싣고온 수박이 물먹은 제품으로 판명돼 전량 폐기한 적도 있고 비싸게 구입한 물건의 가격이 폭락하는 바람에 회사에 적지 않은 손실을 안긴 경우도 있다.

그러나 회사측에서는 그의 구매활동에 관여하지 않는다.

공식적으로는 회사규정상 한도인 3천만원까지가 그의 전결사항이다.

하지만 신선도가 생명인 농산물은 시간을 다투는 일이 많아 물량.금액에 관계없이 그가 결정하면 그만이라고 한다.

서차장은 최근 경쟁업체로부터 1억원의 몸값과 1계급 승진 조건의 스카웃 제의를 받기도 했다.

"농촌에서 태어나 농고.농대를 졸업했으며 언젠가는 농사를 지을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전에 농산물 바이어로서의 최고자리인 영업본부장은 한번 하고 그만뒀으면 합니다. "

그는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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