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본 1880년대 북한모습 책으로 처음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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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금강산 1만2천봉의 수려한 풍경, 참나무 껍질을 벗겨 말려 지붕으로 삼은 민가, 평양 성곽을 뒤로 하고 대동강변에 한적하게 정박한 나룻배, 백두산자락 오두막에서 휴식을 즐기는 사냥꾼들, 축대만 남은 개성의 고려시대 궁터, 앞뜰에 개 밥그릇이 보이는 시골 여관…. 1880년대 후반 북한 지역의 풍경까지 생생하게 담은 '서양인이 본 꼬레아' 에 나오는 장면들이다 (삼성언론재단刊) .현재 주한 영국대사관 공보관으로 있는 박영숙씨가 지난해 12월 보름 동안 영국정부 문서보관소에서 찾아냈다.

책에는 1889년 당시 주한 영국영사관 켐벨 부영사가 9, 10월 두달 동안 북한을 여행하며 찍은 25점의 사진이 실려 있다.

켐벨이 남긴 여행록에 대한 연구는 국내 학계에서도 많이 진척됐지만 그가 남긴 사진이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설명. 백두산.금강산등의 절경 (絶景) 은 물론 통나무 오두막, 개성 사또와 관리들, 함경도 갑산의 농가, 관기 (官妓) 와 함께 포즈를 취한 함흥 사또등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사진들도 있다.

특히 한국전쟁으로 소실된 금강산의 명찰인 장안사와 유점사의 전경도 보여 통일 이후 사찰 복원의 자료로 활용될 수도 있을듯. 책에는 이밖에도 1885년부터 2년동안 거문도를 점령했던 영국 해군이 찍은 것을 포함, 구한말 우리의 모습을 담은 사진 5백여점이 올라 있다.

단국대 김원모 교수 (한미관계사) 는 "1890년대 사진은 많지만 1880년대의 것은 희귀하다" 고 말했다.

비매품. 02 - 773 - 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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