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준결승1국>
○·황이중 7단(중국) ●·이세돌 9단(한국)준결승1국>
17은 이세돌다운 여백과 함축이 담겨 있다. ‘참고도1’ 흑1로 귀를 차지하면 백2는 필연이다. 그래서 7까지가 보통이다. 그러나 하변 싸움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참고도2’처럼 2, 4를 두어 A와 B를 맞보기로 해야 할 특수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가능성은 아주 작지만 그 희미한 여지마저도 살려두려는 이세돌의 의지가 17에 담겨 있다.
황이중 7단은 18에 두어 상대의 의지에 즉각 역행했다. 21의 양 협공도 물론 싫다. 그러나 그 어떤 괴로움도 상대의 의지에 순응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18로 귀를 뺏고 21을 당한 것은 그래서 필연이 된다. 황이중은 ‘이세돌’이란 존재가 주는 압박을 떨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었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