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교과서 음악회' 녹화현장 성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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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아슬아슬한 반바지 차림과 격렬한 춤이 트레이드 마크인 남성 듀오 '클론' 이 정장을 입고 나와 얌전하게 (?

) 멕시코 민요 '라쿠카라차' 를 부른다.

지난달 29일 열린 '청소년을 위한 인기그룹 빅쇼 - 교과서 음악회' (연출 전진국) 는 쇼라기보다는 점잖은 시상식 같은 느낌이었다.

출연가수 모두가 평소 복장과는 판이한 양복이나 정장차림이었기 때문이다.

임창정.스핀등은 각각 이브닝 코트.연미복을 입고 나왔고 젝스키스도 세일러복과 교복을 응용한 단정한 차림으로 눈길을 끌었다.

독특한 것은 복장만이 아니었다.

'교과서 음악회' 라는 말 그대로 클론.영턱스 클럽.쿨.UP.유승준.여행스케치등 신세대 인기가수들이 자신의 히트곡은 물론 '과수원 길' '동무 생각' '즐거운 나의 집' 과 동요 메들리등 교과서에 실린 건전한 애창곡들을 불렀다.

더욱 의미있는 것은 이날 1천8백석의 KBS홀을 꽉 채운 청중들 중 대다수가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청소년들이었다는 점이다.

여러 선생님들도 자리를 함께 했고 녹화관람을 방학숙제로 내준 학교도 있었다.

스타들의 요란한 옷차림,치렁치렁한 악세사리를 오히려 당연하게 생각하는 청소년들이지만 전혀 예상치 못했던 가수들의 정장 차림에 연신 "너무 멋있다" 는 탄성을 질렀으며 부모님들도 아는 노래가 나오자 함께 따라부르며 흥겨워 했다.

또 공연 중간중간에 부모님께 듣고 싶은 말.듣기 싫은 말, 부모님이 좋아하는 노래등 청소년.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도 흥미로웠다.

이날 공연에 대해 전진국 PD는 "대중문화가 청소년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 건전한 쇼.오락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 이라고 말했다.

'청소년을 위한 인기그룹 빅쇼' 는 지난달 29일 부산에서 녹화한 '여름방학 음악회' , 8월5일 춘천에서 녹화할 '숲속의 음악회' 로 이어질 예정이다.

'교과서 음악회' 의 방영은 2일 KBS1 저녁7시20분이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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