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자전거 여행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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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투르 드 제주' - 프랑스일주 사이클경기로 유럽이 떠들썩할 즈음 한국 최고의 휴양지 제주는 자전거를 이용, 섬을 일주하는 하이킹족들로 붐빈다.

자전거에 잠자리.먹거리를 싣고 여행을 하는 '타멍' (제주말로 타기) 족들이 제세상을 만난 것. 오전 7시 제주항 여객터미널. 전날 밤 7시반 부산을 출발한 여객선이 11시간여의 긴 항해를 끝내는 시간이다.

7백여명의 승객들중 자전거를 탄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떠난다.

개인사업을 하는 임재현씨 (20.순천) .사업가 초년생인 그는 서울에서 대학다니는 고교단짝 이동욱과 타멍에 나섰다.

포항에서 온 이재하씨 (19.한동대1년) 도 학교 친구 3명과 함께 제주 자전거일주에 나섰다.

이들이 세운 여행일정은 5박6일, 1인당 경비는 배삯을 포함해 10만원선. 자전거하이킹이 주는 첫번째 즐거움은 제주의 여유로운 도로환경속에서 시원한 풍광을 즐길수 있다는 것. 이밖에도▶비용이 저렴한 알뜰여행인데다▶다리가 동력원인 그린+헬스 여행이라는 보너스도 있다.

자전거하이킹족에게 자전거는 운송수단이며 식당이자 집이다.

먹거리.텐트.취사도구등 20여㎏의 장비를 싣고 이들은 가고 싶은데 가서, 먹고 싶은 것 해먹고, 쉬고 싶은 데서 쉰다.

바람부는 데로 흐르다가, 일단사 (一單食) 일표음 (一瓢飮) 하면서, 별빛을 이불삼아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더 부러울게 무엇이랴. 지도 한장 들고 여행하는 이들에게 자전거수리점이나 동네아낙의 길안내도 큰 도움을 준다.

대체로 평탄하고 해안선을 낀 일주도로 (1백80여㎞) 는 자전거로 2박3일코스. 자동차를 의식해 안전운행을 해야하는 일주도로에서 자전거의 시속은 10㎞선, 하루 운행시간은 6~7시간이다.

한라산주변 구릉을 오르내리는 5.16도로.1100도로는 내리막에서 시속 30㎞의 질주가 가능하지만 숙련자들이 즐기는 코스. 국내 자전거하이킹족들이 제주를 자주 찾는 시기는 6~8월. 제주 레포츠업계에 따르면 7월중 국내 자전거하이킹족은 지난해 (4천명선) 보다 1백50% 늘어난 1만명선. 올 한해를 통틀어 외국인들은 지난해 (8천명선) 보다 90% 늘어난 1만5천명에 달할 전망이다.

제주 = 송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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