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통신에 나타난 대선후보 TV토론 반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TV토론에 대한 비판은 각 언론사와 컴퓨터통신에도 쏟아졌다.

신문사에는 "도대체 이런 토론을 뭣 때문에 하느냐" "재미도 없었고 도움도 안됐다" 는등의 불만전화가 쇄도했다.

컴퓨터통신에 나타난 반응도 다를게 없었다.

유니텔 이용자 이새롭씨는 "한심했다.

지루했다.

그래서 도중에 (외화) 'X파일' 을 보았다" 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양성호씨는 "그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다" 고 평가절하했고, 하이텔의 한 이용자 (ID:SCDCOM) 는 "시청자를 뭘로 아는 거냐" 며 어이없어했다.

가장 많이 두들겨맞은 쪽은 패널리스트들. 수준미달의 단발성 질문만 남발했고, 집요하게 파고드는 끈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는 비판에다 "일부러 봐준 것 아니냐" 는 힐난까지 있었다.

유니텔의 강대현씨는 "패널의 책임은 후보들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그 자질과 의지를 해부하는데 있으나 질문이 구체적이고 공격적이지 못해 해부에 실패했다" 고 비난했다.

그는 "이회창 (李會昌) 후보가 고비용.저효율의 경제구조를 해결하겠다고 하는등 국민이 다 아는 수준의 답변을 한 경우도 있었는데 그 책임은 결국 패널들 질문의 빈약함으로 귀결된다" 고 질타했다.

서마태씨는 "왜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답변에 보충질문을 하지 않는가" 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패널들의 줄서기 인상마저 주었고, 그 덕분에 후보는 토론회를 변명기회로 이용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고 주장했다.

지세화씨는 "병역문제 질의자분 너무 하는군요. 질문하러 나온 겁니까. 잘 보이려고 나온 겁니까. 그런 식으로 하려면 후보 대변인이나 선거운동원으로 나서세요" 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하이텔에선 "패널리스트들이 점잖게 한다고 했는데 긴장감이 없어서…. 김빠진 맥주 맛이야" (ID:JADETOM) , "질문이 무슨 장난처럼 엉성하고…" (ID:isnhsg) 등의 조롱도 나왔다.

천리안의 한 이용자 (ID:FISH0801) 는 "준비성과 집요함이 부족했다.

중앙일보와 MBC가 신한국당 경선후보들을 상대로 벌였던 토론회를 본받아라" 고 촉구했고, 유니텔의 이창원씨도 "좀 더 확실하고 현실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고 충고했다. 또 "대선후보끼리 모여 정책을 가지고 국민들 앞에서 난상토론을 벌여야 어느 후보가 진짜 대통령감인지 가릴 수 있다.

28일 있은 좌담회같은 토론회는 백날 해봐야 소용없다" (SCDCOM) 는 지적도 있었다.

28일부터 29일까지 각종 PC통신에 접수된 의견들 가운데 대다수는 이렇듯 비판적이었다.

거기에는 李후보의 두 아들 병역면제 문제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견해도 적잖이 들어있었다.

이상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