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군사위원들 대거 방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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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에 대해 잇따른 경고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미 하원 군사위원회 의원들이 대거 방한한다. 국방부의 고위 당국자는 12일 “아이크 스켈턴 하원 군사위원장을 포함해 하원 군사위 소속 의원 12명이 2박3일 일정으로 이달 18일 방한한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들은 18일 미 공군기를 타고 오산 미 공군기지로 입국할 예정이다. 스켈턴 의원 일행은 19일 이명박 대통령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이상희 국방부 장관을 연쇄 방문하고 김학송 국회 국방위원장도 만날 계획이다. 김 위원장 등 우리 측 국회 국방위 소속 의원 5명은 때맞춰 4박5일 일정으로 유엔사 후방기지로 지정된 주일 미군기지를 견학 중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 하원 의원들의 방한은 군사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해외에 주둔 중인 미군 부대를 둘러보자는 차원”이라며 “그러나 미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의원이 대규모로 군사적 대치 지역인 한국을 방문하기는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방문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합의된 전시작전권 전환과 용산기지 이전 등 한·미 동맹 조정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시점에 맞춰졌다. 더구나 북한 미사일 위협이 최근 고조되고 있어 미 의회가 한반도 안보의 심각성을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의원들이 주한미군 장병들의 삶의 현장을 비롯, 주한미군기지의 평택 이전 문제 등도 파악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는 용산 미군기지와 미 2사단을 평택 지역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지만 미측의 예산 부족으로 이전이 지연되고 있다. 미측이 부담해야 하는 예산이 8조원가량 되지만 주한미군이 미 의회에서 받은 예산은 1조원에 불과하다. 주한미군 측은 평택기지 건설이 늦어지면 장병들의 생활 여건도 어려워진다는 점을 의원들에게 설명할 예정이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House Armed Services Committee)는 국방·군사전략을 비롯,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병력과 전쟁 규모, 장병들의 복지 문제, 예산 등 군사와 관련된 거의 모든 문제에 관여한다. 미주리 출신으로 78세의 고령인 스켈턴 의원은 1977년부터 하원의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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