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한 것까지 언급하는 MB 화법 정책 우선 순위 애매…권위 떨어질 우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이명박 대통령은 각론적 제시형’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열정적 선동형’.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인 최진 고려대 연구교수는 12일 한국행정학회 주최 목요국정포럼에서 ‘국가지도자의 화법과 의사소통’이란 논문을 통해 역대 대통령 8명의 화법을 분석,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온갖 세부사항을 한꺼번에 공세적으로 쏟아내는 각론적 제시형’이다. 최 소장은 “이런 화법의 지도자는 박학다식하고 열정적이지만 시시콜콜한 것까지 몽땅 언급하는 바람에 정책의 우선순위가 애매하고, 말의 권위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것도 다변가인 이 대통령은 발언 하나하나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반면, 과묵형인 박 전 대표는 발언마다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라며 “두 지도자는 상대의 화법을 이해하고, 대화가 통하는 참모들을 창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소장은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하고 싶은 말을 단문·직설·비유법을 통해 내뱉고 보는 ‘열정적 선동형’,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일목요연한 논리로 상대를 설득해야 직성이 풀리는 ‘논리적 설득형’에 해당된다고 분석했다. 또 ‘역사의 아이노리(아이러니)’ 등 말실수가 잦았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비논리적·감성적 호소형’, “저 노태웁니다, 믿어주세요”식의 유화적 언사가 특징인 노태우 전 대통령은 ‘부드러운 전달형’으로 각각 분류했다.

이 밖에 굵직한 저음으로 “본인은∼”을 반복한 전두환 전 대통령은 ‘권위적 지시형’ 에 각각 해당된다고 분석됐다.

 강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