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보권선거 현장 …TJ,초반 앞서가자 환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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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박태준후보 선거사무실은 압도적 우세가 계속되면서 열광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오후9시쯤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던 朴후보가 사무실에 도착하자 팡파르와 함께 '축하합니다' 란 음악이 울려퍼지고 기다리던 운동원들은 일제히 기립, 꽃다발과 폭죽을 터뜨리며 한동안 "박태준" 을 연호. 그는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유권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며 "저의 승리는 박태준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포항시민의 승리요, 현정권에 의해 짓밟혀온 포항시민의 자존심 회복" 이라고 즉석 연설. 朴후보 진영은 이기택후보의 고향인 흥해읍에서 예상을 깨고 52%의 압승을 거두자 대세가 판가름났다고 판단, '포항시민께 감사드린다' 는 제목의 유인물을 배포하고 축하 케이크를 준비했었다.

오후 10시쯤에는 허화평 (許和平) 전의원의 부인 김경희 (金慶姬) 여사가 도착, 축하인사를 건넸고 그 순간 "허화평" 연호가 터져 나왔다.

반면 이기택 후보측은 초반부터 표차가 크게 벌어지자 '초상집' 분위기. TV등을 통해 출구조사.여론조사 결과가 나올 때만 해도 "투표함을 열어봐야 한다" 며 승리를 장담했으나 중간 개표결과가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판명되자 할 말을 잊고 망연자실 (茫然自失) . 상기된 李후보는 아무말 없이 개표상황이 중계되는 TV를 시청했으며 이규정 (李圭正).권오을 (權五乙) 의원등 당원.운동원들도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한 관계자는 향후 거취문제를 묻는 질문에 "한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앞으로의 거취문제를 결정하게 될 것" 이라고만 언급했다.

다른 관계자는 그러나 "선거구를 옮겨 가면서 출마했는데 연이어 낙선했으니 할 말이 없게 됐다" 며 민주당의 존립자체가 위태롭게 됐다고 걱정. 이병석 (李秉錫) 후보 운동원들도 朴후보의 압승소식이 전해지면서 일찌감치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李후보측 운동원들은 "두 정치거물 사이에서 불.탈법 없이 그래도 선전했다" 고 자위. 한 관계자는 여당후보가 이처럼 언론의 관심대상에서 철저히 소외되기는 처음일 것이라며 각오했던 결과라고 피력. 포항 =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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