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너作 '세계에서 가장 에로틱한 영화 50선' 번역 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영화에서 에로티시즘은 늘 논란거리다.

에로티시즘이 대중을 자극하는데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각 영화는 어떤 의도로, 또 어떤 방식으로 에로티시즘을 표현하나. 최근 번역 출간된 '세계에서 가장 에로틱한 영화 50선' (메이틀런드 맥도너 지음.신현철 옮김.천마.3백84쪽) 은 서구의 대표적인 에로티시즘 영화들을 분석하며 이같은 물음에 대한 답을 풀어준다.

특히 영화에서 표현된 성이라는 욕망의 다양한 모습을 관련 영화의 시대적 배경과 함께 분석해 영화를 통한 성적 표현의 변천사로도 읽힌다.

수록작은 우선 이 분야의 고전쯤으로 꼽히는 필름누아르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46년) , 말론 브랜도와 비비안 리의 성적 심리를 보여주는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51) , 마릴린 먼로의 아름다운 다리를 잊을 수 없게 한 '7년만의 외출' (55) , 세상의 모든 남자들을 '미치게 한' 브리지트 바르도의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 (56) , 페데리코 펠리니의 '돌체 비타' (60) . 여기에 '보디 히트' (81) '사관과 신사' (82) '베티 블루' (86) '나인 하프 위크' (86) '원초적 본능' (92) 등 근래의 문제작들을 포함해 각 영화가 지닌 성적 담론을 제시한다.

비슷한 키워드로 연결되는 작품들을 소개한 것도 에로틱한 영화에 대한 흥미를 배가시킨다.

미국의 여류 작가이자 영화 저널리스트인 맥도너는 영화의 역사는 에로틱한 영화를 보고싶어 하는데 부응해온 것이라는 단정을 서슴지 않는다.

저자는 에로틱한 영화의 정의를 확실히 해 놓고 있다.

에로틱한 영화는 포르노처럼 신체기관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교묘하게 덮거나 솜씨있게 편집해서 성적인 심리와 욕망을 더욱 자극한다는 것이다.

성을 둘러싼 영화와 관객의 심리적 게임같은 자극을 주지 못하는 로맨스물은 에로틱한 영화로 분류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간중간 '시대별 섹시 스타 10명' '섹스와 폭력' '성욕과 식욕' '에로틱 스릴러' '자극적인 만화영화' 등 주제별 코너를 넣어 자료적 호기심도 배려했다.

문학비평가이자 영화비평가인 번역자 신현철씨는 국내에서도 수록된 영화들을 볼 수있도록 비디오 출시 여부및 한국에서 붙여진 제목을 병기하고 있으나 '세브리느' 를 '오후의 미녀' 라고 틀리게 쓴 것도 있다.

또 로버트 미첨 주연의 '케이프 피어' (61년) 를 "91년 CIC출시" 라는 실수를 했다.

채규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