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에 관계개선 손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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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은 최근 걸프지역의 중재국들을 통해 이란에 명확한 관계 재개 의사를 전달했다고 사우디계 아랍어신문 아샤르크 알 아우사트지가 23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알 아우사트지는 미국이 이란 지도부의 침묵에도 불구하고 오만과 카타르의 중재자들을 통해 최근 이란정부에 여러차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히고 이란 고위 소식통들을 인용, 미 행정부가 메시지를 통해 관계정상화 협상을 개시하기 위한 3단계 시나리오를 이란측에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이 원칙적으로 대화에 응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미국내 이란 자산에 대한 동결을 해제하고 ▶이란과 쌍무관계 협상의 전단계로 중동평화와 걸프 안보, 아프간사태등 지역 현안을 논의할 실무자급 협상을 추진하며 ▶이란과 쌍무및 지역문제를 직접 논의하기에 앞서 이란에 대한 무역제재를 해제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아우사트지는 예상했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이란 지도자들은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으며 외교채널만이 유일한 대화통로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정치분석가들은 이란의 최고 정책결정기구가 미국의 제의를 신중히 검토할 것이지만 모하메드 하타미 대통령 당선자가 다음달 정식 취임, 국내문제를 확실히 정리하기 전에는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79년 이란 회교혁명과 미 대사관 인질사건 이후 외교관계를 완전 단절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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