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행단,기아그룹에 1,600억 지원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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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제일은행등 기아그룹의 주요 채권 금융기관들이 기아측에 최대 1천6백억원의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류시열 (柳時烈) 제일은행장 등 10개 주요 채권 은행장들은 22일 모임을 갖고 기아측으로부터 추가 담보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오는 30일 열리는 채권금융기관 대표자 회의전까지 1천6백억원을 공동 지원키로 합의했다.

기아측에 제공되는 긴급 운영자금은 이날 모임을 가진 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외환.산업.수출입.신한.보람등 10개 은행의 기아그룹에 대한 여신비율에 따라 정해진다.

은행장들은 자금지원과 함께 기아 사태를 몰고온 경영진에 책임을 엄격히 물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김선홍 (金善弘) 회장을 포함한 현 임원들로부터 경영권 포기 각서를 제출받기로 했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경영권 포기 각서는 金회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의 퇴진 각서와 동일한 의미" 라고 밝히고 "그러나 경영진 퇴진이 이번 긴급 운영자금 지원의 전제조건은 아니다" 라고 말했다.

채권 기관장들은 또 긴급 운영자금이 용도대로 쓰여지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금융기관 직원으로 구성되는 자금관리단을 기아에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이와함께 기아 계열사와 임원들의 보유 주식도 담보로 제공되어야 하며 자구계획서중 불명확한 부분에 대해 기아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은행장들은 기아측의 자구계획중 임직원의 추가 감축과 부동산 매각의 이행 시한을 명확히 설정할 것과 자구계획서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아시아 자동차의 분리 매각을 추가로 요구하기로 했다.

한편 채권은행단의 경영권 포기각서 요구와 관련해 노서호 (盧西鎬) 기아그룹상무는 "현재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사람은 현 경영진밖에 없다는게 임직원들의 정서" 라고 말했다.

박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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