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이회창 4인연대의 앞날 … 非주류연합 변신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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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신한국당 경선에서 탈락한 '4인연대' 의 이인제 (李仁濟) 경기지사, 이한동 (李漢東).이수성 (李壽成) 고문, 김덕룡 (金德龍) 의원은 경선결과에 깨끗이 승복했다.

이들이 당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회창 (李會昌) 대표를 적극 도울 것이라는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李지사는 그간 방치해 두었던 도정 (道政) 을 살피는 일이 급선무다.

그래서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 고 말한다.

두 李고문과 金의원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입을 맞춘듯 "좀 쉬면서 생각을 가다듬겠다" 고 말한다.

이한동고문은 당분간 대학.단체초청 특강에 나가 정견 (政見) 인 '국민통합의 정치' 를 역설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한가한 행보로만 보기 어렵다.

뭔가 지향점이 있다는 느낌이다.

측근들이 "이한동고문의 입지는 경선전보다 훨씬 넓어졌다" 며 명랑해하는 것도 유념해 볼 일이다.

그들은 물론 "탈당같은 것은 없다" 고 못박는다.

金의원측도 하루만에 느긋한 태도로 바뀌었다.

측근들은 "金의원은 정권재창출을 위해 열심히 뛸 것" 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李대표를 열심히 돕겠다는 얘기냐" 고 질문하면 "글쎄" 라고 대답한다.

이수성고문은 25일부터 열흘간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하버드대 초청을 받아 간 김에 미행정학회등에서 강연을 한다고 한다.

그는 귀국후에도 생각하는 시간을 더 가질 것이라는게 측근들의 얘기다.

이들 4인은 경선 하루전인 20일 연대에 합의하면서 "우리는 신정치 주체세력으로서 경선후에도 정치적 행보를 같이할 것" 이라고 밝혔다.

곧 4인연대측 모임이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4인연대' 또는 그 일부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 연합이 태동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도 22일 "당에 주류 - 비주류 역학구도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고 예상했다.

결국 李대표가 향후 당을 어떤 식으로 운영하느냐에 따라 여러가지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당의 울타리를 넘나드는 '사건' 의 발생 여부도 관심이다.

이한동.이수성고문과 김종필 (金鍾泌) 자민련총재, 박태준 (朴泰俊) 씨가 '보수대연합' 을 추진할지 모른다는 설이 나도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두 李고문측은 물론 펄쩍 뛰고 있지만 우리 정치의 가변성은 무시하지 못할 정도라는 것도 사실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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