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성로 조경사업 싸고 대구시와 상인들 마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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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대구의 명동' 으로 불리는 동성로에 나무를 심고 분수대를 설치하려는 방안을 둘러싸고 대구시와 상인들 사이에 승강이가 벌어지고 있다.

대구시가 추진중인 동성로 조경사업은 대구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동성로를 나무.물.쉼터가 있는 낭만의 거리로 만들려는 것. 중구 중앙파출소~대구역앞 대우빌딩사이 (동성로.7백여) 의 보행자 전용도로 중앙에 느티나무같은 활엽수와 벤치.소형 분수등을 설치해 삭막한 거리의 분위기를 바꿔 보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시는 이같은 계획을 다음달 중순께 열릴 대구시 녹지위원회에서 구체적인 방향을 논의, 빠르면 연말부터 공사를 시작할 방침이다.

그러자 상인들은 "너비 8에 불과한 좁은 길에 나무와 의자.소형 분수대까지 설치하면 통행이 아주 불편해 보행자 전용도로로서의 기능을 잃게 될 것" 이라고 주장, 반대하고 있다.

상인들은 또 "지금도 길 중앙에 너비 1이상의 변압기가 설치돼 있어 통행이 불편한데 나무까지 심으면 하루에도 수십만명이 몰리는 행인들이 서로 뒤엉켜 엉망이 될 것" 이라며 이의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나무를 심으면 도로 중앙에 설치된 변압기 사이에서 장사하는 리어카 노점상들이 결국 도로로 나올 수 밖에 없어 길이 지금의 절반으로 줄어 들 것" 이라고 주장했다.

동성로상가번영회 송광수 (58) 회장은 "동성로에 작지만 녹지공간을 만들려는 계획은 좋지만 길이 너무 좁기 때문에 도로 중앙의 변압기박스와 노점상을 철거한 뒤 추진돼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동성로의 변압기들이 5~10씩 간격을 두고 설치돼 있기 때문에 그 사이를 이용하려는 것" 이라며 "상인들의 의견이 그렇다면 공청회를 열어 이들의 의견을 들어 보겠다" 고 밝혔다.

대구 =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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