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파 국문학자 28명 논문모은 '근대문학 연구'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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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소장층 국문학자들의 한국문학사를 바라보는 바뀐 시각을 들여다 볼수 있게 하는 논문집이 출간됐다.

문학평론가 구중서.최원식씨는 최근 자신들을 비롯, 28명의 신작 논문을 모은 '한국 근대문학 연구' (태학사刊) 를 펴냈다.

우리 민족의 역사와 현실 안에서 우리 문학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리얼리즘 계열의 최근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것. 총5부로 나뉜 이 책은 1부 '민족문학과 문학사' 에서는 문학사적 시각과 민족문학의 정의를 위한 3편의 논문을 싣고 있다.

여기서 구중서씨는 문학계는 물론 사학계에도 여전한 숙제인 한국문학의 근대 기점 문제를 재론하고 나섰다.

구씨는 "근대기점론으로 갑오경장.3.1운동.18세기.애국계몽기 론등이 분분했는데 세계판도의 변화.민족주체.민중저변.문학독자층등을 고루 감안할 때 1860년 기점설이 타당하다" 며 좀 더 깊은 논의가 일기를 바라고 있다.

2부 '친일문학' 에서는 우리 문학사의 부끄러운 부분에 대한 정리와 청산을 다룬 논문 3편을 싣고 있다.

여기서 김승환씨는 "친일문학을 일제말기에 국한시키지 말고 구한말과 애국계몽기 때의 친일문학까지 함께 살피자" 며 친일문학의 범위를 확장시킴과 동시에 "단순논리는 매우 위험하다" 며 해방후 국수주의문학.반공문학.순수문학을 친일문학의 동일선상에서 비판하는 일부 진보적 시각에 우려를 나타냈다.

3부에서는 북한문학, 4부에서는 시와 리얼리즘의 문제 그리고 5부에 작가와 작품론을 모은 이 논문집을 통해 젊은 진보적 국문학자들도 이제 이념에 따른 날카로운 재단에서 벗어나 상대 이론의 수용과 통합, 그리고 문예미학에 대한 섬세함을 지향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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