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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민간단체 ‘십시일반’ 동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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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충남도청 직원 1300여 명은 해마다 5월께 한자리에 모여 체육대회를 연다. 조직의 화합을 도모하고 체력을 단련해 업무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다. 그러나 도는 올해의 경우 체육대회 대신 농촌 일손 돕기나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 체육대회를 위해 책정한 예산 3000만원은 일자리 창출과 소외계층 지원 자금으로 활용한다.

한국노총 충남본부는 근로자 복지회관 운영비와 모범근로자 해외연수경비 등 3100만원을 충남도에 반납하기로 했다. 이 예산은 충남도로부터 올해 단체 운영 경비로 지원받게 될 2억8200만원의 10.9%에 해당한다. 노총 충남본부 정근서 의장은 “경제위기 극복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10일 충남도와 민간단체들은 아낄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돈을 긁어 모아 680억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도는 사무실별로 경비를 줄이는 것은 물론 수도권 전철 홍보 예산도 10%(4000만원) 깎았다. 바르게살기협의회는 교통사고 줄이기 캠페인 등 각종 행사를 폐지해 3500만원을 반납했다.

‘충남판 일·만·나’를 위해 국장·과장 등 간부 공무원은 민간단체의 대표를 직접 만나 동참을 권유했다. 민간으로 확산되길 기대해서다. 충남도 이재관 경제통상실장은 “액수에 관계없이 십시일반으로 동참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창숙(여) 충남도새마을회장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고통분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절약한 예산 680억원은 일자리 1만4000개 창출과 빈곤층 지원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된다. 400억원이 투입되는 일자리 만들기 대책으로는 행정인턴십을 500명으로 늘리고, 퇴직 경찰관 등 50명을 선발해 초·중·고교 학교 경찰요원으로 활용한다. 사회적 기업도 현재 16개에서 26개로 10개 늘려 일자리 800개를 만들기로 했다.

5억원은 공업고 등 전문계 고교생의 해외취업 기회 확대를 위한 ‘전문계고 해외인턴십’에 투입된다. 전문계 고교생 40명을 선발, 호주·일본·캐나다 등의 기술전문대학에 보내 취업의 기회를 얻도록 하는 것이다. 75억원은 시·군별로 추진 중인 복지사업에 활용된다.

단국대 이효선(56·경제학과) 교수는 “자치단체와 민간 차원의 예산 절감 사례는 규모는 적지만 도 차원의 사회안전망 구축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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