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이책인가> '하늘의 순수와 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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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정진홍교수의 책은 근래 보기 드문 사색을 담고 있다.

대중문화의 범람 속에서 가벼운 문화비평서가 줄을 잇는 상황에서 오랜만에 '속' 깊은 성찰을 마주한 느낌이다.

특히 '교회' 와 '사찰' 은 융성하나, 우리 종교문화의 이면을 총제적 시각에서 응시한 책이 거의 없는 현실 속에서 이 책의 의미는 더욱 크다.

저자의 전공은 종교현상학. 모든 종교현상의 의미와 구조를 밝혀내는 학문이다.

특히 이번 저서는 일상과 분리된 초월적 현상으로서의 종교가 아닌 우리의 생활과 함께 하는, 나아가 한국인의 정서 안에 스며든 종교적 요소를 해부한다는 점에서 더욱 빛이 난다.

저자는 올해 환갑. 이번 책에 그동안의 학문생활을 농축했다.

기독교와 타종교의 대화, 인간과 신의 만남등을 두루 천착하고 있다.

인간에게 종교란 과연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독자들에 권할 만한 책임에 분명하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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