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춘 삼성자동차 부회장, '보고서파문' 관련 기자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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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임경춘 (林慶春) 삼성자동차 부회장은 19일 "삼성자동차는 첫차 출시를 불과 1백66일 남겨두고 있는 시점에서 좋은 차를 만드는 일이 급선무며 기아자동차를 인수.합병할 만한 의사도, 여력도 없다" 고 말했다.

林부회장은 이날 서울 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아자동차의 제3자 인수문제에 대해 "삼성은 자동차사업에 뛰어들때 다른 기업을 인수해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기아자동차가 스스로 힘을 길러 선의의 경쟁자로 남길 바라며 (삼성이) 기아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돕겠다" 고 말했다.

林부회장은 "합작선인 닛산자동차와 삼성자동차의 관계는 단순히 기술을 파고 사는 단계를 넘어 수평분업관계로 발전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날 배석한 이용순 (李用淳) 삼성자동차 전무는 "삼성그룹이 신용대출.보증등의 형태로 기아그룹에 빌려준 돈은 모두 2천7백20억원" 이라며 "그룹은 이 돈을 회수할 의향이 없는 줄 안다" 고 말했다.

한편 삼성자동차는 자동차업계의 구조개편과 관련된 삼성보고서의 유출경위와 관련, 검찰이 18일 삼성자동차에 대해 무혐의 처리함에 따라 이날 현대.기아등 관련업체에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삼성은 '검찰조사결과에 따른 삼성자동차의 입장' 이라는 성명에서 "이제 진실이 밝혀진 이상 협회와 관련사는 삼성 이미지를 훼손하고 임직원들에게 물적.정신적 고통을 입힌 것에 대해 공개사과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林부회장은 "검찰조사결과 보고서 파문의 피해자는 삼성과 기아이고 연구원끼리 개인적으로 주고받은 자료를 사내 전산망을 통해 사내외로 유포시킨 것은 현대자동차로 밝혀졌다" 며 현대에 대해 책임있는 해명과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이같은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삼성의 명예회복을 위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 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등 자동차업계는 "논평할 가치가 없으며 사과할 생각도 없다" 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검찰이 현대가 외부로 유출했다는 명확한 발표가 없었는데도 삼성이 마치 현대가 고의로 유출한 것처럼 주장한 것은 말도 안된다" 고 주장했다.

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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