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인더스트리 명예퇴직 실시 인건비 月 10억 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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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지난 1년간 뭐라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선경인더스트리에는 유.무형의 변화가 일어났다.

가장 눈에 띠는 변화는 인건비 감소다.

이는 바로 대규모 명퇴의 주된 목적이었다.

회사측에 따르면 명퇴자 9백24명으로 인한 인건비 절감액은 연간 약 2백억원. 명퇴당시 퇴직금등으로 일시에 나간 돈은 9백억원 이상이었다.

이중 절반정도는 퇴직보험예치금으로 충당했으나 나머지 절반은 회사가 부담했었다.

회사측은 인건비 절감액에서 명예퇴직금으로 일시에 지급한 돈의 이자등을 차감할경우 한달 평균 10억원, 연평균 1백20억원안팎의 절감효과를 거두고있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3년정도는 지나야 명퇴로 부담하게된 자금을 인건비 절감액으로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4년여만에 명퇴 추가비용등을 상쇄하는 셈이지만 구체적인 득실은 더 두고봐야 한다는 얘기다.

사무실 임대비등 간접비 절감효과는 아직까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있지만 장기적으론 경영합리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 퇴계로 극동빌딩 본사의 경우 명퇴 이전과 다름없이 14~16층 3개층을 사용한다.

부서당 1~2명씩 회사를 떠난만큼 사무실을 줄이지는 않은채 명퇴로 생긴 공간은 회의실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처음엔 분위기가 어수선했지만 1년이 지나면서 인사체증이 풀리자 직원들 상당수가 생기를 되찾은 점은 명퇴의 보이지 않는 효과라고 회사측은 주장한다.

또 명퇴조치전 4단계, 10직급이던 인사체계를 명퇴실시후 차장직을 신설해 5단계, 12직급으로 바꾸고 직급별 승진연한을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해 승진기회를 늘렸다.

부장급이상 연봉제도 도입됐으며 빠르면 내년부터 전직원에게도 확대적용될 전망. 인력재배치등을 통한 업무효율화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고 있다.

직원 세사람중 한명꼴로 명퇴를 한 수원공장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총 1천3백여명의 근로자중 4백여명이 명퇴로 빠져나갔다.

남은 인원으로 효율을 극대화시키는 방안을 찾고 있다.

한 사람이 다양한 공정에서 일하는 '1인 다기능화' 와 '현장 순환 근무' 등이 새로 실시했다.

40~50대 고참 기능공들이 대거 퇴직해 생산직 근로자의 평균 연령이 종전 38세에서 33세로 5세정도 낮아진 점도 특징. 일부 업무를 과감히 중소기업에 넘긴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출퇴근 버스 운행을 맡은 관리팀 차량계도 직원 20명중 16명이 퇴직했으며 개인 버스업자와 운수회사등에 이 업무를 맡겼다.

이 회사 종업원들은 자기 회사를 대규모 명퇴의 원조회사격으로 보는 시각에 아직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병기.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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