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인더스트리 명예퇴직후 내일신문 취업 황도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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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새로운 일을 해보자는 마음에 회사를 나왔습니다.

" 황도순 (黃度淳.34) 씨는 지난해 8월까지만 하더라도 선경인더스트리 원면마케팅 과장으로 잘나가는 직장인중의 한 사람이었다.

명퇴후 술집과 레스토랑을 경영하다 지난달부터는 주간지 '내일신문' 에 들어가 홍보업무를 맡고있는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88년 고려대법대를 졸업하고 입사할 당시만해도 장래 전문경영인을 꿈꾸며 작장생활을 시작했다.

"입사 당시 호황으로 직원들을 많아 뽑았던 탓인지 인사적체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웬지 장래가 불투명하다는 생각에 명퇴를 신청했지요" 입사 8년차로 과장으로 진급한지 1년밖에 안됐던 黃씨였지만 '여기서 늦으면 더 이상 변신의 기회가 없다' 는 생각에 명퇴를 결심하게됐다.

"왜 멀쩡한 직장을 나오느냐" 는 부인과 다툼도 있었지만 막상 퇴직금으로 6천9백여만원을 받자 이것으로 무엇을 해야할지가 막막했다.

黃씨가 가장 먼저 택한 일은 서울 강남에서의 술집 운영. 자영업으로 경험을 쌓기에는 술집이 가장 좋다는 생각에 퇴직금에 돈을 보태 1억여원에 룸 5개짜리 술집을 임대받아 장사를 시작했다.

상당히 고생도 됐지만 제법 짭잘한 돈벌이였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이정우 변호사를 주축으로한 30대 모임인 '열린공간 30' 회원들로부터 회원전용 레스토랑 운영책임자가 되어달라는 부탁을 받게됐다.

아예 1억원을 투자해 서울 대학로에 '동숭동에서' 란 70평규모의 레스토랑을 차렸다.

이 곳에서 30대.80학번.60년대생을 표방한 '386세대' 회원 2백여명의 정기모임을 주선하면서 직장생활때 보지못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됐다.

그러나 이 일에도 만족하지 못했다.

명퇴후 10개월여동안 단란주점과 레스토랑 운영등의 곡절을 겪은 그는 아는 사람의 소개로 최근 다시 출퇴근하는 직장인으로 복귀한 것이다.

홍병기.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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