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유예 조치로 기아그룹 해외증권 산 외국인도 피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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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주식예탁증서 (DR).전환사채 (CB) 등 기아그룹이 발행한 해외증권 4억달러어치이상이 해외증시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기아의 부도유예조치에 따라 외국인 투자가들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게 될 전망이다.

16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등 기아그룹 계열사들은 지금까지 DR 2억2천만달러, CB 2억5천만달러등 모두 5억2천4백만달러의 해외증권을 발행, 이중 7천6백만달러는 만기도래등으로 상환됐으나 나머지 4억4천8백만달러의 물량은 미상환상태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해외증권들은 모두 룩셈부르그 증시에 상장돼 있는데 부도유예소식이 전해진 직후 CB는 15%나 급락했으며 DR은 아예 거래형성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삼성증권의 한 관계자는 "기아의 해외증권에 대한 매수세가 아예 두절된 상태여서 주가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것" 이라고 말했다.

특히 채권형태인 CB와는 달리 주식이나 다름없는 DR은 기아쇼크가 직접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이를 보유한 외국인투자자들이 상당한 재산상의 손실을 볼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기아쇼크는 다른 해외한국물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기아그룹에 여신이 많은 은행주들의 주가가 동반급락을 하는 등 충격을 받고 있다.

조흥은행 DR의 경우 15일 하루동안 무려 17.5%가 떨어졌으나 상대적으로 기아에 대한 여신이 적은 국민은행 DR의 하락폭은 2.5%정도에 그쳤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기아의 부도유예조치가 국내경기 회복 기대감을 타고 최근 되살아나기 시작한 한국물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크며 해외증권발행시장에서도 발행조건이 악화되는 등 후우증이 우려된다 "고 말했다.

서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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