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대선 겨냥 고어 대통령 만들기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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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2000년 대선을 3년이나 앞두고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벌써부터 앨 고어 부통령의 '대통령 만들기' 에 한창이다.

이런 클린턴의 움직임은 '한가하기 그지없는 자리' 로 통하는 미 부통령직을 중요한 자리로 부상시키고 있다.

우선 클린턴은 고어의 '사람' 을 대거 백악관에 포진토록 하고 최측근 참모들에게 고어를 지지하지 않는 것은 곧 자신에 대한 배신행위임을 주지시켰다.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 인물이 유능한 선거참모였던 조지 스테파노플러스. 그는 유력한 대통령후보인 게파트 하원의원 (민주당) 과 절친함에도 불구하고 클린턴의 의사에 따라 고어 지지로 돌았다.

또 클린턴은 고어가 언론의 스폿라이트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 덕택에 클린턴의 최근 유럽순방의 틈을 이용, 고어는 화성탐사선 패스파인더 연구진에게 축하메시지를 전하기도 하고 새로운 TV등급제등 굵직한 정책을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대통령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게 보통이었다.

클린턴이 이처럼 전폭적인 후원을 하는데는 두사람간의 인간적인 신뢰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지난 92년 두사람이 러닝메이트로 처음 만났을 당시에는 그다지 가깝지 않았으나 시간이 갈수록 서로에 대한 신뢰가 굳어졌다고 한다.

또 클린턴은 고어가 집권할 경우 자신의 정책이 일관성을 갖게될 뿐 아니라 본인에 대한 또 한번의 지지라고 믿고 있다.

따라서 큰 변수가 없는 한 대선이 가까워 올수록 고어에 대한 클린턴의 지지는 더욱 '노골화' 될 것 이라는게 워싱턴 정계의 시각이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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