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야구 닮은꼴 스윙-우즈 장타력 비결 빠른 엉덩이 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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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프로골퍼 타이거 우즈와 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의 켄 그리피 주니어는 완벽에 가까운 스윙으로 정평이 나있다.

우즈는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가 2백94야드로 엄청난 장타를 치면서도 샷의 방향성이 좋다.

그리피는 3할대 타율을 꾸준히 유지하며 매시즌 40개 이상의 홈런을 뿜어낸다.

힘과 정확성을 함께 갖추고 있는 이들 스윙의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뉴욕 타임스는 13일자 스포츠면 특집기사에서 두 스타 플레이어의 스윙을 분석했다.

우즈는 야구 스윙에서, 그리피는 골프 스윙에서 일부 필요한 요소를 빌려 자신의 스윙에 적용하고 있다는 것. 사실 골프와 야구의 스윙은 놀랄 정도로 유사하다.

상체가 꼬였다 풀리는 힘으로 친다거나, 스윙 순서가 다리→엉덩이→어깨→팔로 이어진다거나, 임팩트때의 스피드가 중요하다는등 비슷한 점이 많다.

실제로 야구선수 출신이 골프를 빨리 배우고 금방 잘 치는 사례를 많이 본다.

그러나 차이점도 적지 않다.

우선 야구에선 투수의 변화구에 속지 않기 위해 마지막까지 기다렸다 쳐야하므로 스윙이 골프에 비해 짧다.

짧은 스윙으로 배트의 스피드를 높이려면 스윙이 보다 '폭발적' 이어야 한다.

엉덩이의 회전이 더욱 강렬해야 한다는 얘기다.

평균적으로 야구선수의 엉덩이 회전속도는 골퍼보다 두배 정도 빠르다고 한다.

골프의 경우 방향성이 야구에 비해 훨씬 중요시된다.

야구에서는 파울볼이 나와도 상관없지만 골프에선 큰일난다.

그래서 임팩트때 클럽페이스는 목표선과 직각을 이뤄야 하는데 그러려면 스윙 자체는 덜 폭발적이 될 수밖에 없다.

우즈는 전형적인 골프 스윙에 야구선수의 폭발적인 스윙을 가미했다.

그의 엉덩이 회전은 PGA 프로들 가운데서도 가장 빠르고 힘차다.

괴력의 장타를 가능케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리피는 볼의 방향에 따라 순간적으로 몸의 위치를 변경, 배트의 '스위트 스폿' 으로 볼을 맞혀내는 감각이 뛰어나다.

그래서 그의 배팅은 힘이 넘치면서도 안정감이 있다는 평을 듣는다.

그리피는 실제로 그의 친구이자 프로골퍼인 마크 오메라 (올시즌 PGA투어 상금랭킹 4위) 의 도움으로 골프스윙을 몸에 익히는 연습을 하고 있다.

한편 우즈의 골프스승이자 아버지인 얼 우주는 야구선수였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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