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우즈벡,중앙아시아 경제강국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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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지리적으로 중앙아시아의 중심에 위치한 우즈베키스탄이 명실공히 이 지역 경제센터로 부상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 91년 옛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최근까지 무려 3배나 늘어 자급자족이 가능해졌다.

외국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자동차.신발.우유등이 우즈베키스탄의 주요 수출품으로 자리잡았고 외채도 24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들어 주변 중앙아시아국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우즈베키스탄의 인구가 2천3백만명 가량으로 중앙아시아의 다른 나라에 비해 경제성장에 유리하다고 말한다.

일부 외국 기업가및 정부 관리들은 21세기에 세계에서 원유 생산량이 가장 많아질 중앙아시아 교역에 있어 우즈베키스탄이 교량 역할을 떠맡게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일찍이 우즈베키스탄 경제는 옛소련에서 독립한 국가중 가장 안정된 편이었다.

이 때문에 키르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등 주변 국가들은 벌써부터 우즈베키스탄의 성장을 경계어린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이 가야할 길은 아직도 멀다.

우즈벡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가끔 오락가락한다.

민주주의가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데다 경제구조도 공산주의의 때를 벗지 못하고 있다.

통제경제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공무원 사회는 지나치게 관료화돼 시장 경제로의 전환을 방해하고 있으며, 암시장이 지나치게 발달해 통화가치는 늘 불안정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국제 면시세의 급락과 면 생산 감소로 촉발된 우즈벡 경제의 흔들림은 이런 구조적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내 보였다.

중앙은행이 보유한 외환준비액은 급격히 줄어들었고 재정적자와 대외 부채는 급증했다.

곡물 가격의 급등으로 비롯된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무려 64%에 달했다.

이때문에 우즈베키스탄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통화기금 (IMF) 의 각종 조치가 지난해말 중단되는 사태에 빠졌다.

대형 외국기업들은 아직 우즈벡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만 지난해 경제가 흔들리면서 많은 소형 외국 기업들이 철수하기도 했다.

현재 IMF와 우즈벡 정부 양측은 경제를 안정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각종 지원 조치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중이다.

우즈벡 정부는 지난해말 중단 사태에 이른 IMF의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올해말까지 정상적으로 돌려놓기 위해 고심하는 한편 다른 국제적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손을 뻗치고 있다.

우즈벡 정부는 시장경제 전환에 있어 금융제도 정비가 필수적이라는 판단 아래 최근 우즈벡의 2개 상업은행 지분중 일부를 외국 은행들에게 넘기겠다고 밝히는등 시장경제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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