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 신발 습격 신드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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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에 이어 주 스웨덴 이스라엘 대사가 ‘신발 습격’을 당했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 보도했다. 스웨덴 경찰당국은 5일(현지시간) 베니 다간 이스라엘 대사가 스톡홀름대를 방문해 강연하던 중 학생들이 던진 신발에 다리를 맞았다고 밝혔다.

다간은 이 대학 학생회의 초청으로 이스라엘 총선(10일)에 대해 강연하던 중이었다. 마리아 산드크비스트 스톡홀름대 대변인은 “일부 학생이 강연하던 다간 대사에게 다가가 신발을 던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남녀 학생 1명씩을 연행해 조사한 뒤 귀가시켰다. 이들에 대한 기소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학생들이 신발을 던진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항의 표시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간 대사는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극단주의자들과 언론이 조성한 분위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스웨덴과 이스라엘 간의 관계에서는 변함이 없을 것이며 스웨덴 주재 대사직을 떠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2일 케임브리지대에서 신발 봉변을 당한 원 총리에게 친필 서신을 보내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고 중국 신경보(新京報)가 6일 보도했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신발 투척 사건 이후 영국 정부와 케임브리지대가 정중히 유감의 뜻을 전해 왔다”며 “영국 정부가 현재 사건을 조사 중이며 사법당국이 관련 법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브라운 총리의 편지에는 원 총리의 영국 방문 성과를 높이 평가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앨리슨 리처드 케임브리지대 총장도 서한을 보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서한에서 리처드 총장은 “폭력 행위와 대학이 지향하는 가치관은 공존할 수 없다”며 “원 총리의 침착한 대처에 깊은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6일 온라인판에서 “최근 몇 차례의 신발 투척사건으로 신발 던지기가 국제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항의 표시방법으로 등장했다”며 “신발은 상대에게 큰 부상을 입히지 않으면서 큰 파장을 일으키는 항의 수단”이라고 보도했다.

최익재·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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