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환퍼포먼스 '러브 앤 러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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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최근들어 소극장 뮤지컬이 대작 뮤지컬의 대안(代案)으로 각광받고 있다.막대한 제작비를 들였어도 곧잘 별 볼 일 없는 성과로 끝나고 마는 소모적인 제작관행을 타파하면서 알찬 작품을 만들겠다는 게 그 첫번째 탄생 배경이다.

다음은 관객과의 친밀도.소극장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배우와 객석 일체형의 무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도중에 몇몇 성공작도 나왔다.대중의'넌센스',학전의'지하철1호선'과'모스키토',모시는 사람들의'블루 사이공',서울뮤지컬컴퍼니의 '사랑은 비를 타고'등. 그러나 이같은 성공사례가 모든 가능성을 담보하진 못한다.소형 뮤지컬도 그 나름의 애로점과 고려할 사항이 많다.

이점에서 현재 공연중인 환퍼포먼스의'러브 앤 러브'(8월31일까지,뚜레박)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소형 뮤지컬의 전제 조건이 무엇인지 그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 김광보 작.연출의'러브 앤 러브'는 사소한 사랑이야기다.주인공(준상)이 이혼을 앞둔 아내(혜린)와 6년만에 만난 동창(진원)과의'계약사랑'을 유도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고 있다.결론은 금이 갔던 부부가 다시 결합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그 와중에 요즘 젊은이들의 사랑 풍속도가 펼쳐진다.

감각적인 소재와 라이브 음악의 생동감 있는 무대는 소극장 공연답다.그러나 이 작품에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소극장이기 때문에 완전 노출될 수밖에 없는 배우들의 어설픈 연기다.

서혜린등 출연배우들은 하나같이 기본기가 한참 떨어진다.노래는 물론이고 대사와 움직임이 거칠고 모가 나 있어 좁은 공간에서 2시간 가깝게 이들만 쳐다본다는 게 고역이다.아마도 젊은 나이에 연극과 방송,영화등 뭇 장르를 넘나들다 보니 연기의 틀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탓인 것같다.이처럼'작은 것은 대충 만들어도 된다'는 생각이라면 소극장 뮤지컬의 발전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든다고 하겠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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