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파일>로버트 미첨과 제임스 스튜어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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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큰 키에 과묵하고 가슴 넓은 노신사들-로버트 미첨과 제임스 스튜어트-은 떠나고 남자인지 여자인지 분간도 안될만큼 가냘프게 생긴 젊은이들이 스타라고 우쭐된다.

세상을 슬쩍 보는 내리 깐 눈,속깊은 음성과 신중한 움직임이 특징인 로버트 미첨은 복잡한 내면을 갖춘 사이코에서부터 옛 연인의 딸을 보듬는 중후한 아버지까지를 연기했다.

탁하고 어눌한 대사로 이상적인 의원과 선량한 미국 시민을 연기했고 앨프리드 히치콕 영화에서는 신경증적인 복잡한 성격의 인물로 변신했던 제임스 스튜어트. 지난 1일과 2일 79세와 89세로 각각 세상을 떠날 때까지 연기를 쉰 적이 없었던 대배우들이다.

그들의 비디오 출시작을 찾아보며 한 세대를 추억한다.

'돌아오지 않는 강'(54)을 보며 숱한 남성들이 마릴린 먼로의 요염한 자태와 섹시한 노래에 반했겠지만 그보다 더 많은 수의 여성들은 구구한 설명없이 먼로를 덥석 안아 자신의 마차에 태우던 덩치 큰 미첨에게 넋을 잃었었다.

'지상 최대의 작전'(62),'안지오'(68),'지옥의 특전대'(78)에서는 권련을 문 군복차림의 미첨을,'암흑가의 결투'(75)에서는 일본 야쿠자와 싸우는 미첨을,'의혹의 메시지'(84)에서는 중동 평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미국 대사로 분한 미첨을 볼 수 있다.

이런 이미지와는 다른 역으로는 조용하고 사려깊은 아일랜드인 교사를 연기한'라이안의 딸'(70),옛 여인의 딸을 며느리로 맞으며 키스해 주던'마리아스 러버'(85)가 있고,말년에는'스쿠루지'(88),'케이프 피어'(91)에 잠깐 얼굴을 보이는가 하면'툼스톤'(93)에서는 내레이션을 맡았다.

스튜어트는 초기 대표작'스미스 워싱턴에 가다'(39),'멋진 인생'(46)에서부터 히치콕의'로프'(54),'나는 비밀을 안다'(56),'현기증'(58),그리고 대표적인 서부극'라라미에서 온 사나이'(55)와'투 로드 투게더'(61),'서부 개척사'(62)까지 출시되어 있다.2차대전시 공군으로 참전하여 1천회 이상 독일군을 공격했던 전력을 살린'에어 코만도'(55),FBI역사를 이야기하는 교관으로 분한'연방경찰'(59)은 비교적 덜 알려진 작품이다. 비디오칼럼니스트 옥선희

<사진설명>

제임스 스튜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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