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外人들 "더 못참겠다" - 한국식 거친 플레이에 맞발길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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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국내프로축구무대에서 뛰고있는 외국 용병들이 한국선수들의 거친 플레이에 저항,대반격(?)에 나섰다.붙잡히고 걷어 채이는 것은 물론 심판들의 눈을 피해 이따금 고의적인 폭행까지 당해온 용병들이 '이에는 이,눈에는 눈'식으로 함께 발길질을 해대기 시작한 것이다.

9일 수원에서 벌어진 수원 삼성-천안 일화전.이날 경기에서는 양측에서 모두 47개의 파울이 쏟아졌다.지난 시즌 깨끗한 매너로 일관했던 삼성의 특급 용병 바데아(루마니아)는 이날 3개의 파울을 범했다.볼을 잡으면 드리블보다는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

바데아가 올시즌 지난해와 같은 활약을 하지못하는 것은 심리적 안정을 찾지 못한채 종종 거친 플레이로 맞서기 때문으로 보인다.

바데아는“이제 더이상 말하기도 싫다.심판들의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가나에서 온 테크니션 아보라(일화)는 이날 잦은 파울로 퇴장당했다.올시즌 일화로 날아든 용병은 모두 4명.이들 대부분은 한국의 거친 축구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구단측은 난감해하고 있다. 아보라는 격투기 같은 한국 축구에 잘 적응한듯 이날 양팀 통털어 최다인 무려 6개의 파울을 남발한 끝에 퇴장당했다.

올시즌 골기근 못지않게 관중들을 축구장 밖으로 내모는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다.

일본 프로축구에 진출한 홍명보(히라츠카)가“일본 프로축구는 각 팀이 지역방어를 펴 용병들의 수준높은 플레이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며 일본의 관중중심의 플레이를 칭찬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문가들은“비싼 돈을 들인 용병들이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잘못”이라며“심판들의 더욱 강력한 제재가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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