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총리 부인 정부 맹비난 - 동성연애자 변론맡아 차별대우 역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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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부인인 셰리 부스(42)가 동성연애자들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변론을 맡아 화제다.

영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변호사중 하나로 노동법 분야에서 특히 명성이 높은 그녀는 9일 룩셈부르크의 유럽사법재판소 법정에서 열린 한 동성연애자 차별소송에서 영국정부를 통렬히 비난했다.

이 소송은 레즈비언으로 국영 철도회사에 근무하는 리라 그랜트(29)라는 여인이 동거녀인 짐 퍼시(38)가 동성연애자라는 이유로 철도운임 할인혜택을 받지 못하자 제기한 것.영국 정부는 철도회사 근무자의 배우자들에 대해 법적인 결혼여부를 떠나 철도이용에 각종 혜택을 주고 있지만 동성연애자들인 경우 차별대우하고 있다.

법정에서 셰리는“사람들이 자신의 성 파트너를 왜 동성으로 선택했느냐고 벌하는 것은 임신부에 대해 임신하지 않을 수 있었는데도 왜 임신했느냐고 죄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난했다.

그녀는 이어“법원이 인간의 자유로운 교제는 천부적 권리라는 점을 인식하고 차제에 동성연애자 차별문제에 대해 단안을 내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소송은 법원의 최종판결도 그렇지만 남편 블레어 총리가 이끌고 있는 영국 정부의 대응도 관심사다.아울러 셰리와 블레어 총리가 집에서 만나서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얘기를 나눌지 사뭇 궁금하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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