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보당국이 북한 동창리 기지에서 미사일 시험 발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이상 징후를 포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일 “평안북도의 한 군수공장에서 최근 원통형 물체를 실은 열차가 제3의 군사기지로 이동 중인 것을 미 첩보위성이 포착했다”고 말했다. 이 물체는 컨테이너·위장막 등으로 가려져 있어 정확한 제원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한·미 양측은 신형 대포동 2호 장거리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추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관계자는 “열차에 실린 원통형 물체는 제3의 기지에서 조립 등 공정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평북 철산군 동창리의 발사 시험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현재 관찰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포동 2호 미사일의 경우 발사대 장착과 연료 주입 등 발사 준비에 1~2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시험 발사가 임박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동창리 기지는 북한이 7~8년 전부터 공사를 벌여왔으며 지난해 말 완공했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대포동 기지보다 좀 더 규모가 큰 미사일이나 위성 발사체를 쏠 수 있는 기지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곳에는 10층 건물 높이의 타워가 설치돼 있으며 지난해 5~6월에는 로켓 엔진의 연소 실험을 실시했다. 하지만 현재 동창리 기지에는 발사 관련 연구 인력이나 경비 병력이 배치되는 등 발사 준비 임박 징후는 없는 것으로 군 관계자는 전했다. 정부는 지난달 17일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의 ‘전면 군사 대비태세 돌입’ 성명 등 북한의 대남 군사 위협 조치가 잇따르자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해 왔다.
이영종 기자
◆대포동 2호=1998년 8월 시험 발사에 성공한 대포동 1호(사거리 2500㎞)의 개량형. 사거리가 6700㎞ 이상으로 늘었 다. 2006년 7월 함북 무수단 기지에서 시험 발사를 했으나 동체가 부러져 2㎞ 떨어진 해안에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