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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cover story] 토요일엔 '도쿄의 밤도깨비' 어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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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이제 휴가는 필요 없다. 금요일 밤, 그리고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이면 족하다. 지난해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도쿄 밤도깨비 여행. 주 이틀 휴무제를 남 다르게 보낼 수 있는 짜릿한 유혹이다. week&이 1박3일의 다부진 여정을 경험하고 왔다.


도쿄 앞바다의 명물 레인보 브리지(上)


하네다 공항과 도쿄를 연결하는 모노레일 안(右), 아사쿠사 앞의 전통 민예품 가게와 점괘가 쓰인 종이를 묶어 놓은 줄.

◆ 힘 좋은 올빼미가 부럽다=금요일 인천공항 출국장. 자정이 다가오자 일본으로 가려는 '올빼미'가 날아든다. 80% 이상이 20 ~ 30대 여성. 가벼운 복장, 편한 운동화, 간편한 배낭 하나씩. 여행사로부터 간단한 안내를 받은 뒤 출국 심사를 마치고 도쿄행 올빼미족 전세 비행기에 올랐다. 오전 3시30분 드디어 출발.

◆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므니까=토요일 오전 5시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 새벽이라 입국심사대가 다 열리지 않은 관계로 입국이 지체된다. 그런데 2 ~ 4번 심사대가 빠르다. 눈치 빠른 올빼미들 잽싸게 줄을 바꾼다. 그래, 올빼미 여행은 눈치다.

이제 혼자다. 하네다에서 일단 목적지인 도쿄로 들어가 보련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때 몇몇 올빼미들이 청사 앞에 다시 줄서는 게 보인다. 슬쩍 뒤따라 서본다. 표지판에 국내선 터미널로 가는 무료 셔틀이라고 한글로 써있다. 한글, 너 반갑다. 그런데 웬 국내선? 거길 가야 도쿄로 가는 모노레일과 지하철이 있단다.

모노레일 타는 데까지 왔다. 많은 올빼미들이 무인 승차권 발매기 앞에서 서성댄다. 무슨 표를 어떻게 사야 할까. 터치 스크린의 '멀티플 티켓'란을 두들기니 도쿄로 가는 모노레일과 이틀간 도쿄의 'JR선'을 맘대로 탈 수 있는 통합권이 있다. 2000엔이다. 티켓은 두개가 출력된다. 하나는 0엔이 찍힌 것. 이건 처음에 모노레일 타고 도쿄까지 들어갈 때 쓰는 거다. 또 하나는 2000엔이 찍힌 건데 이건 도쿄 JR선과 다시 하네다 공항행 모노레일 탈 때 쓰는 거다. 절대 잃어버리지 말 것.

◆ 도쿄야 놀자=모노레일을 타고 하마마쓰초(濱松町) 역에 내린다. 이곳에선 'JR 야마노테선(山手線)'을 탈 수 있다. 서울의 지하철 2호선처럼 도쿄 시내를 순환하는 JR의 야마노테선. 도쿄 지리를 몰라도 이것만 잘 타면 신주쿠.하라주쿠.시부야 등 도쿄 중심지를 휘젓고 다닐 수 있다. 하마마쓰초부턴 완전 개인별 자유여행이다. 보통 환승역엔 플랫폼이 10개 이상이지만 한 두번 타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 표지판에 영문으로 표기돼 있고 출구 방향에선 한글도 보인다. 영어 안내방송도 나온다.

야마노테선으로 가장 번화하다는 신주쿠에 도착. 그래 봤자 오전 9시다. 이른 시간이라 쇼핑센터 등도 아직 안 열고…. 오다이바로 발길을 옮긴다.

◆ 한나절로는 모자란다, 오다이바=도쿄 앞바다를 매립해 만들었다는 섬지역 오다이바. 밤이면 휘황한 야경을 빚어내는 768m의 '레인보 브리지'를 건너야 한다. 야마노테선 심바시(新橋) 역에서 오다이바로 가는 무인 모노레일인 '유리카모메'를 탄다. 편도에 310엔.

우선 오다이바의 상징처럼 된 '파레트 타운'의 초대형(지상 115m.지름 100m) 회전 관람차가 보인다. 그 옆으로 도요타의 자동차 전시장인 '메가 웹'과 쇼핑몰 비너스포트가 있다.

메가 웹엔 100종이 넘는 도요타의 차들이 기다린다. 눈치 볼 필요없다. 얼마든지 올라 앉아 온갖 폼을 잡아보자.

메가 웹이 남성을 사로잡는다면 이제부터 이어지는 170여개의 쇼핑 숍과 레스토랑이 들어앉은 비너스포트는 여성을 위한 곳이다. 또 복합 상업시설인 '아쿠아 시티 오다이바'도 들를 만하다. 이성 친구와 같이 갔다면 도쿄의 하이라이트인 '덱스 도쿄 비치'로만 가면 된다. 아름다운 노을을 끼고 여유롭게 앉은 해변의 카페들, 이방인의 가슴을 벅차게 하는 거리의 콘서트. 연인과 함께 있다면 '기술' 들어가기에 이보다 좋은 곳은 없지 않을까 싶다.

◆ 오후 9시까지 하네다로=숙소에선 최대한 빨리 곯아 떨어지는 게 좋다. 다음날도 하루종일 도쿄를 헤집고 다녀야 하니까. 그래서 포인트를 미리 정하는 게 중요하다. 어차피 도쿄를 한나절로 정복하기엔 무리다. 미리 테마를 정해 옮겨 다니도록 하자(표 참조). 걸리적거리는 짐은 올빼미의 최대 적이다. 각 역에 있는 코인 라커를 활용하는 게 좋다(보통 300엔).

쇼핑이 목적이라면 신주쿠나 시부야의 역주변 백화점도 좋지만 이케부쿠로 역에서 도보로 7분 정도 떨어진 '선샤인 시티'도 강추다. 중저가의 상가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늦어도 오후 9시까지는 하네다로 돌아가야 한다. 순서는 도쿄로 들어올 때의 역순. 비행기는 자정에 출발한다. 올빼미를 위해 소규모 면세점이 영업 중이다. 비행기에선 열심히 자자. 슬프게도, 다시 일주일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니.

글.사진=도쿄 이세영 기자

*** 테마별 도쿄 지역안내

■ 번화한 거리에서 일본 젊은이들을 보며 쇼핑하고 싶으면 : 신주쿠, 시부야, 하라주쿠(우리나라의 종로, 광화문처럼 죽 이어져 있다.) 이케부쿠로, 긴자, 오다이바

■ 전자제품을 사려면 : 아키하바라 상점가, 신주쿠, 이케부쿠로, 심바시 등 부도심의 전자양판점(요도바시카메라, 사쿠라야, 기무라야 등)

■ 명품을 사고 싶거나 독특한 물건 쇼핑하려면 : 오모테산도, 아오야마, 하라주쿠, 시부야

■ 도쿄의 밤문화를 느끼고 싶다면 :신주쿠, 긴자, 롯폰기

■ 가족과의 나들이엔 : 도쿄디즈니랜드, 하코네, 닛코, 오다이바

■ 자연과 온천이 더 좋다면 : 하코네, 닛코, 가마쿠라

■ 미술관, 도서관, 가부키 등 문화체험을 하려면 : 긴자, 에비스 서점

■ 일본 서민들의 사는 모습을 보고 싶으면 : 우에노 공원, 아메요코초

■ 일본 전통적인 것을 보고 싶으면 : 아사쿠사, 닛코

자료 = 여행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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