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發協이어 3人연대도 해체 - 新 합종연횡 본격화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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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박찬종(朴燦鍾).이한동(李漢東).김덕룡(金德龍)후보의 3인연대가 사실상 해체되는 기미를 보임에 따라 신한국당 경선은 더 복잡해지게 됐다.주자들간의 합종연횡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선 중반까지의 판세는 4파전이었다.이회창(李會昌)후보가 앞장서고 이인제(李仁濟)후보가 그뒤를 추격하는 모습으로 각각 한축을 형성했다.

정발협과 이수성(李壽成)후보가 한묶음,3인연대가 또다른 묶음으로 다른 축들을 만들고 있었다.그런데 정발협과 3인연대라는'큰 뭉치'가 풀려버림에 따라 경선판도가 상당히 달라질 전망이다.

3인연대가 깨지는 이유는 가장 기본적인 갈등,즉“누구를 단일후보로 만들 것이냐”는 것 때문으로 보인다.본인들은 이를 강력히 부인한다.“단일후보 논의는 하지도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간의 과정을 보면 흔적이 드러난다.이한동후보측은“단일화가 금방 이뤄질 것”이라고 흘리고 다녔다.박찬종후보측은“합동연설회가 진행되는걸 지켜본뒤 15일께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동후보는 현재의 대의원 지지도에서 자신이 앞서고 있다는걸 염두에 둔 것 같고,朴후보는 합동연설회에서 자신이 표몰이를 한뒤 협상하자는 계산이었을 것이다.기본적으로 각기 자신이 양보할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李후보의 한 측근은 이날“김덕룡후보측도 전혀 양보하지 않았다”고 말해 결국 세후보 모두가 동상이몽(同床異夢)이었던 셈이다.

이들 세후보는 자칫하면 서로가 정치적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에“연대가 깨졌다”는 표현은 삼가고 있다.“얼마든지 다시 만날 수 있는게 아니냐”며 실무선에서 재회동을 추진,4일 다시 만나기로는 했다.

그러나 이미 서로의 속마음을 다 알게된 마당에 다시 모인다 해도 후보단일화를 논의할 가능성은 별로 커보이지 않는다.

판세가 흔들려 새판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앞으로의 전개양상도 새로울 것으로 보인다.3인연대의 해체기미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장에“박찬종후보가 이회창후보와 손잡는다”는 소문이 한때 당사 주변에서 나돌았다.

이 때문에 朴후보는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이회창후보와의 연대설은 완전한 모함”이라고 강력히 부인한 후“나는 절대로 이회창후보와는 연대하지 않는다”고 해명하는 소동을 빚었다.

그럼에도 경선정국이 깊어지면 후보간에는 어떤 식으로든 새로운 연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마지막 고비는 5일부터 시작될 합동연설회다.

합동연설회가 몇차례 진행되고 나면 대세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만일 1,2위의 선두주자가 일찌감치 뚜렷해지면 나머지 주자,특히 지지도 바닥권의 후보는 결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선두주자외에는 엎치락 뒤치락하는 혼전이 벌어지면 2위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포기후보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선은 이제 종반전으로 치닫고 있다.함께 정발협을 했던 동지들이 제각각 다른 주자쪽으로 갈려 대립할 가능성도 크고 3인연대의 주자들도 다시 누구와 손잡을지 알 수 없는 형세라는 것이 지배적 관측이다. 김종혁 기자

<사진설명>

박찬종 신한국당고문이 3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한동.김덕룡의원과의 3인연대가 해체됐음을 시사함으로써 종반전으로 치닫고 있는 신한국당의 경선구도는 새로운 양상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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