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 특정후보 지지할 가능성 희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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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한국당 총재인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과연 경선에 개입할 것인가.한다면 얼마나 할 것인가.정치권에서 이는 가장 예민한 의문이 되고있다.

金대통령은 경선후의 여권단합→정권재창출→퇴임후의 안정이라는 3단계를 추구하고 있다.그는 여권단합을 위해 경선의 공정성에 바짝 신경쓰고 있다고 측근인사들은 전한다.

또 하나의 의문인'金대통령이 특정인을 밀고 싶어할까'하는 것은 사람마다 대답이 다르다.

최근 金대통령이 이만섭(李萬燮)대표서리를 지명하고 정발협에 대해 조치를 내리자 정치권에서는 다시“김심(金心)이 개입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돌고 있다.김광일(金光一)정치특보가 후보나 정발협 핵심인사들을 만난 것도 이런 분위기를 자극했다.

박범진(朴範珍)총재비서실장은 이런 관측을 강하게 부인한다.그는“공정성을 세우기 위한 것이라면 金대통령은 개입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그러나 누구를 밀거나 누구를 방해하는 개입은 바로 그 공정성을 해치므로 의지를 거의 갖고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당의 다른 고위관계자도 이를 뒷받침했다.그는“YS의 중립의지는 가짜가 아니다”며“金특보의 임명도 경선개입과는 별로 상관이 없으며 비서실장을 지낸 사람에 대한 개인적 배려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회창(李會昌)후보측은 김심이 李후보를 적극 지지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이수성(李壽成)후보나 이인제(李仁濟)후보를 은근히 밀어주는'작업'에 들어가리라고는 보지않고 있다.

李후보 측근의원들은“YS가 개입하면 비밀이 지켜질 수 없어 불공정 시비가 불가피할 터이고 또 YS가 반李후보중 누구를 민다고 해서 그게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는데 YS가 그렇게 위험한 정치도박을 하겠는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金대통령이 개입의 필요성과 유혹을 느끼고 있으며 어느 시점에 실제로 金대통령의 마음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정발협의 핵심관계자는“金대통령이 정발협을 통해 개입하면 대번에 불공정 소란이 있을 터인데 이제 정발협이라는 거추장스런 껍질이 제거됐으니 오히려 더 자유롭게 민주계 인사들을 통해 끼어들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추측했다.

이수성후보나 이인제후보의 측근들 사이에선“이회창후보가 대세론을 완전히 굳히면 대통령은 이를 그대로 수용하겠지만 만약 2위가 바짝 따라붙으면 金대통령은 안정을 명분으로 개입의 유혹을 크게 느낄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적잖다.

그럴 경우 金대통령이 지게될 불공정 부담에 대해서 이들은“시비의 빌미를 주지않게 조용히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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