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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개봉 액션 대작 첨단기술 총동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어떻게 저런 장면들이 가능한가.”

대작 액션 외화들이 즐비한 여름 극장가는

첨단기술이 총동원된 특수시각효과(SFX)의 전시장을 방불케한다.

상상의 세계를 눈앞에 펼쳐내는 SFX는 영화가 아닌 장르가 도저히 흉내낼 수없는 영화만의 무기로 할리우드는 바로 이 기술로 세계영화가를 석권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여름 한국에 상륙한 SFX의 세계를 살펴보자. 외계인들이 사람이나 동물로

가장해 지구에 살고있다는 엉뚱한 상상력의 소산인'맨 인 블랙'(12일 개봉).

이 영화에 다양하게 등장하는 외계인은 인형.컴퓨터 그래픽.로봇등 세가지 방법으로 만들어졌다.인형은 사람이 그 안에 들어가 연기하는 것으로 주로 클로즈 업 장면에 쓰인다.

과거 로보캅이 대표적이다.추락하는 외계인의 비행접시와 대폭발 장면은 미니어처를 이용했다.

3백년후의 미래세계가 무대인'제5원소'(17일 개봉)에서 마천루 사이를 날아다니는 자동차 행렬은 컴퓨터의 마술이다.

상영중인'잃어버린 세계-쥬라기공원'에서 샌 디에이고 시내에 나타난 공룡 티렉스는 컴퓨터 그래픽.여기서 공룡에 의해 파괴되는 건물과 자동차들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과 미니어처를 찍은 것을 합성한 것이다.

'맨 인 블랙'의 골프공 외계인이 눈을 멀게할 정도로 빠르게 튀면서 물건들을 부수는 장면은 실제 총으로 쏴서 물건을 부수고 여기에 발광체가 지나가는 모습을 겹쳐 놓은 화면이다.'사랑과 영혼'에서 사람이 물체를 자연스럽게 통과하는 것을 보여준 기법인 몰핑 역시 합성화면으로 유령 소재의'프라이트너'(19일 개봉)에서 자주 쓰인다.

컴퓨터 그래픽 이상으로 중요한 특수효과기술이 바로 특수분장이다.

'프라이트너'에서 유령판사로 등장하는 존 애스틴의 경우 늙어서 옷밖으로 뼈가루가 떨어지게 하는 등 극도로 기괴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특수분장사가 40명이나 동원되었다.

'맨 인 블랙'의 최고 조연들은 사람의 탈을 쓴 외계인들.이들이 뒤집어 쓰는 외계인 피부조직을 정교하게 만드는게 바로 기술이다.450㎝ 크기의 곤충같은 외계인이 평범한 사람 몸속에 꾸겨져 들어가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빈센트 도노프리오의 얼굴을 완전히 뒤틀어 놓는 분장 솜씨도 인상적이다.

'제5원소'의 첫 부분.머리가 작은 뱀같은'몬도샤'외계인이 거대한 풍뎅이처럼 철갑을 두르고 뒤뚱뒤뚱 걷는 모습도 분장의 마술이다.

특수효과를 위해서는 로봇도 만들어진다.'쥬라기공원1'에서 컴퓨터 그래픽으로만 재현되었던 공룡은 2편에서 병아리만한 공룡에서부터 2층건물 높이의 티라노사우루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로봇이 제작되었다.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로봇으로 재현된 인형 공룡과 컴퓨터 그래픽에 의한 가상 공룡을 전혀 구분하지 못할만큼 치밀하게 제작된다.

컴퓨터 그래픽이 제아무리 발달해도 가장 애용되는 것은 미니어처다.

'맨 인 블랙'에서 시속 5백㎞의 속도로 터널을 달려가는 차들이 러시아워로 길이 막히자 터널의 벽과 천장을 타고 달려간다.이는 1백분의1크기의 자동차들을 나열시켜 놓고 카메라가 달려가면서 촬영한 것이다.

'제5원소'의 첫 장면에 등장하는 이집트 유적과 아름다운 바다만이 존재하는 우주의 휴양지에 떠있는 섬과 같은 유람선도 거대한(?) 미니어처가 사용되었다.

그러나'콘 에어'에서 죄수들을 실은 대형 수송기 C-123K가 라스베가스 도심을 덮쳐 화려한 카지노장을 두부조각처럼 파괴하는 장면은 실제 상황이다.

이 장면은 실제 수송기를 기중기로 들어올려 라스 베이가스의 샌즈호텔에 충돌시켜 폭파시켰는데 14대의 카메라를 동시에 돌려 촬영했다.이 호텔은 오래되어 헐릴 예정이었는데'콘에어'제작을 위해 철거시기를 미뤘다. 채규진 기자

<사진설명>

SF코미디액션 영화'맨 인 블랙'특수효과팀이 실제동물과 거의 같은 피부를 가진 외계인 인형을 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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