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10원동전 170만개 모아 - 6만명 참여 시내버스조합에 전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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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노인들께서 이렇게 많은 동전을 손수 모아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평소 이곳저곳 굴러다닐 땐 쓸모없는 것처럼 보이더니 필요하다길래 모았을 뿐인데….” 2일오전 용산구효창동 대한노인회사무실에서는 정운태(鄭雲泰)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장이 산더미같이 쌓인 10원짜리 동전 1백30만개를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서봉성(徐鳳成)전무에게 전달하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미 지난달 18일 1차로 전달된 40만여개의 동전을 포함해 모두 1백70만여개나 되는 이 동전들은 서울시내 1천8백여곳의 경로당에서 6만여명의 노인들이 지난 한달동안'10원짜리 동전 햇빛 보이기운동'을 전개해 모은 것. 이 운동의 아이디어를 냈던 鄭회장은“시내버스요금 인상후 10원짜리 동전이 크게 부족,필요량인 3억여개를 만들기위해서는 약1백억원이 필요하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잠자는 동전을 모으기로 했다”고 동기를 설명했다.

이날 전달식에 참석한 10여명의 노인들은“65세이상 노인들은 시에서 지급하는 돈으로 버스를 탈 때마다 공짜버스를 타는 것같아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미약하나마 우리도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徐전무는“요즘 10원짜리 동전은 코흘리개들도 받지않으려 할만큼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지만 제조비용만으로 따져도 이 동전들은 실제금액인 1천7백만원의 3배인 5천여만원의 가치가 있다”며“노인들의 정성까지 합치면 천만금이나 다름없다”고 연신 고마워했다. 문경란 기자

<사진설명>

노인들이 1백70만개의 동전을 2천개씩 헤아려 자루에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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