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해체된 政發協 주자들, 대통령의중 놓고 갖가지 억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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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발협이 갑자기 사실상의 해체를 선언하자 7명의 후보들은 당황하는 모습이었다.워낙 전격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이같은 결정의 진짜 배경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숨겨진 역할등을 놓고 갖가지 추측이 나돌았다.공식 반응은 후보 1명을 제외한 6명이 환영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회창(李會昌)후보는“아주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화답했다.1일 이뤄진 그의 대표직 사퇴로 풀이 잔뜩 죽어있던 측근들도“이제 이회창대세론이 사실상 굳어질 것”이라며 희망을 표시했다.李후보는 또“김심(金心)은 끝까지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수성(李壽成)후보는 담담한 반응이었다.자신은 지금까지 정발협이나 나라회에 기댄 적이 없다고 말했다.그러면서“앞으로는 정발협뿐만 아니라 누구와도 만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동안 당내에선 정발협이 李후보를 집단지지할 것이란 소문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에 측근들은 좀 서운한 표정이었다.李후보는“앞으로 특별히 정발협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건 없고 내 뜻을 이해하고 나를 지지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나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3인연대를 구성하고 있는 박찬종(朴燦鍾).이한동(李漢東).김덕룡(金德龍)후보는 입장이 비슷했다.

朴후보는“정발협이든 나라회든 집단적으로 특정주자를 지지하고 소속 대의원들을 강제하는건 옳지 않다.앞으로 공정경선의 원칙이 더욱 충실하게 지켜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한동후보는“아주 사려깊은 판단이고 당의 단합을 위해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대답했다.

정발협의 특정후보 지지를 반대해온 金후보는“정발협이 특정후보를 미는건 옳지 않다”며“당의 단합을 위해(정발협이) 제갈길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제(李仁濟)후보측은“매우 잘된 결정”이라고 환영했다.李후보는 평소“정발협과 나라회가 어떤 결정을 하든 난 내 갈길을 가겠다”고 말해왔지만 내심 부담을 갖고 있었다.

한 측근은“유권자와 대의원 조사에서 李지사가 급상승하고 있는데 정발협이 다른 주자를 공개 지지할까봐 걱정한 게 사실”이라며“정발협의 중립선언은 민심의 지지를 받고있는 李지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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