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사 해외차입 '물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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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올들어 대외신용도 하락으로 해외차입의 길이 막혔던 종합금융회사들이 국책은행인 중소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의 지급보증을 받아 모두 6억달러이상의 해외차입에 나서고 있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동양종금등 6개 종금사들이 이들 두 은행의 보증을 받아 해외기업어음(CP)발행을 통한 장기 차입을 추진하고 있다.

6개사 가운데 동양.한외.중앙.제일.한솔종금에 대해선 기업은행이 보증을 서고,새한종금은 산업은행이 보증을 선다.

산업은행은 자회사였던 새한종금을 지난해 입찰을 통해 거평그룹에 매각했으나 이후에도 지속적인 자금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종금사들이 발행할 CP의 만기는 3년이고 1년 이후부터는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각사의 차입규모는 동양 1억2천만달러를 비롯,1억~1억5천만달러로 이달말께 자금을 받을수 있게된다.

차입금리는 런던은행간금리(LIBOR)에 0.7~0.8%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현재국제금융 환경에서는 매우 양호한 조건인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기업은행의 장좌환(張佐煥)국제금융실장은“은행들에 비해 신용도가 약한 종금사들이 국책은행의 신용도를 이용해 차입함으로써 직접 차입할 때보다 차입금리가 낮은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관계자들은 이같은 형태로 해외차입을 희망하는 종금사들이 많으나 한꺼번에 보증채무를 질 수 없어 우선 이들 6개 종금사에 대한 보증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해외차입은 외국 금융기관들이 은행보증을 받은 종금사들에 자금을 대출하면서 동시에 보증채권을 증권화해 기업어음(CP)을 발행하는 ABS(자산담보부증권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으로,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주간사는 미국 시카고은행이 맡았다.

산업은행은 또 이번 ABS 방식과 별도로 아세아종금이 싱가포르 시장에서 발행하는1억달러 규모의 3년만기 변동금리부채권(FRN)에 대해서도 지급보증을 해주기로 했다. 박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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