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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드라마 '용의눈물' 내년 2월까지 방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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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용들의'여의주 다툼'이 치열해 그만큼 흘릴'눈물의 양'이 많은 까닭일까. KBS1 대하사극'용의 눈물'(극본 이환경.연출 김재형)이 연말 대선(12월18일)이후까지 대폭 늘어난다.용으로 비유되는 대선주자들간의 합종연횡(合縱連衡).이합집산(離合集散)이 점입가경인 가운데 KBS가 화제작'용의 눈물'을 내년 2월말까지 연장방영키로 한 것이다.

지난해 11월말부터 방영되기 시작한'용의 눈물'은 현재 63회가 방영된 상태.당초 예정량은 1백4부작.계획대로라면'용의 눈물'은 대선 한달전인 11월 중순경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KBS 드라마국은 최근 작가와 연출가등 제작진이 모여'용의 눈물'의 기획방향을 큰 폭으로 수정했다.

우선 분량을 최소 1백30부작 이상으로 30여회를 늘리기로 했다.시기적으로 보면 연말대선을 거쳐 봄개편을 앞둔 내년 2월말까지 연장 방송한다는 것. 스토리 전개상 고려말의 위화도회군에서 세종4년(1422년)까지를 그리려던 것이 세종의 31년6개월 재위기간 전부를 영상화하는 것으로 바뀌었다.세종의 문치와 성군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세밀하게 그린다는 것이다.

'용의 눈물'의 늘리기는 지난해 근대 개화기를 그린 KBS대하사극'찬란한 여명'이 편당 1억4천여만원을 들이고도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로'조기종영'의 압력을 받았던 전례에 비춰서도 드문 경우다.

이에 대해 윤흥식 KBS드라마 주간은“대선의 해에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는 훌륭한 대통령을 뽑는 일”이라고 전제한뒤“이를 감안해 역사속에서 가장 위대한 성군으로 손꼽히는 세종대왕을 좀더 자세하게 다루려다 보니 불가피하게 대폭 늘어났다”고 밝혔다.

윤주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KBS가 대선정국과 맞물려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용의 눈물'의 이용가치를 극대화시키려는'노력'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KBS 한 관계자는“시청률도 높은데다 대선때까지 시청자들은'용의 눈물'에서 눈을 뗄 수없을 것”이라며 연장방송이 시청률과 무관하지 않음을 솔직히 인정했다.

1TV를 통해 일요일 오전에 재방송해 오던 것을 5월 중순부터'광고가 붙는'2TV에서 재방송(일 오후1시10분)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세종조 얘기를 늘인 또 다른 이유에 대해“올해가 세종대왕 탄생 6백주년인 점을 뒤늦게 알았다”는 제작진의 고백도 앞뒤가 안맞는 구석이 있다.

대단원을 성군 세종의 치적을 재조명하는 것으로 마무리할'용의 눈물'의 종영시점이 공교롭게도 문민정부의 정권이양기와 오버랩된다는 점은 또다른 해석의 소지가 있다.'용의 눈물'대미 부분이 문민정부의 치적을 은연중에'홍보'하는 것으로 흘러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되는것 아니냐는 것이다.

결국 연장방송에 따른 갖가지 오해섞인'해석'들을 불식시키는 길은'용의 눈물'제작진이 앞으로 어떤 알찬 내용을 제시하느냐에 달려있다.

장세정 기자

<사진설명>

대선레이스와 맞물려 관심을 모으는 사극'용의 눈물'이 내년 2월말까지 연장 방영된다.63회가 방영된'용의 눈물'은 2차왕자의 난을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사진은 용상에 앉으려는 이방원이 형 정종앞에서 중요 국정의 대소사를 처리하는등 전횡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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