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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빅뱅>4. 열매를 노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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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애당초 청와대가 금융개혁위원회를 만들때부터 내걸었던 슬로건이 “수요자중심의 개편”이었다. 금융도 공급자위주의 관행을 헐어내고 소비자위주로 바꿔보자는 것이었다.

이번 개편작업에서 금융기관간의 칸막이를 없애고 취급하는 상품을 다양화시킨 것이 그런 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종금사만 취급하던 CP를 증권사에서도 매매할수 있게 됐고 손해보험사도 상해.질병.간병보험과 같은 생명보험사 상품을 취급한다. 또 금리자유화는 금융기관별 예금금리의 차등화를 가속화시켜 어느 금융기관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투자수익이 크게 달라질수 있게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대상이 종전보다 훨씬 복잡해졌다고 할수 있으나, 따지고 보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신상품을 주목하라=투자자의 입장에서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은 우선 화폐시장예금계정(MMDA). 올 하반기부터 은행권에서 시판될 이 상품은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정기예금처럼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이다.

은행들은 이 상품을 통해 예금된 돈을 양도성예금증서(CD)와 같은 단기상품이나 콜로 운영해 거기서 나온 수익으로 이자를 주게 되는데 금리는 1년만기 정기예금(연 9%)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은행들은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투신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머니마켓펀드(MMF)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MMF는 실적배당상품(26일 현재 수익률 11.2%)인데 비해 MMDA는 정해진 금리를 준다는 차이가 있다.

다만 MMDA가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다지만 그 수를 제한(예컨대 월 6회)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급여이체통장처럼 입출금 횟수가 많거나 예금금액이 적은 투자자에게는 매력이 반감된다.

▶채권투자가 다양해진다=장기간 묶어둘 여유돈이 있는 사람들은 은행과 증권사들이 발행하게 되는 금융채를 눈여겨 볼만 하다.

그동안 장기신용은행과 산업은행이 금융채를 발행하기는 했지만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대상이 되질 못했다.그러나 하반기 부터 전국 점포망을 갖춘 시중은행과 증권사가 금융채를 발행해 창구에서 판매하고 종금사에서의 매매도 가능해져 보편적인 투자대상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금융채의 수익률은 1년만기가 연 11.45%정도로 다른 금융상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여기에 소액채권저축을 이용해 금융채를 사면 투자금액 1천8백만원까지는 세금우대혜택(이자소득세 15%에서 10%로)도 받을수 있다. ▶금융기관 선택에 신중하라=증권사의 거래수수료가 자유화 되고 금리자유화 폭이 확대되는등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금융기관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수수료율이나 금리를 꼼꼼하게 비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일에 있을지 모를 금융기관의 도산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채권이나 CP등 투자자의 책임아래 사는 상품은 문제가 없지만 예금을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금융기관의 건전성 및 부실여신 비율등을 챙겨 봐야 한다.

또 대출을 전제로 예금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한 금융기관에 돈을 맡길 필요가 없다.일반 투자자가 예금을 많이 한다고 해도 예금금리를 큰폭으로 올려주는 금융기관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현재는 한 은행에서 3천만원 이상을 대출받을 때에만 은행간 전산망에 기록되지만 하반기부터는 기준이 2천만원으로 하향조정된다.

따라서 거액을 대출받을 경우 여러 은행에서 2천만원 미만으로 돈을 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끝〉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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