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 축사 주민들 "온 몸 떨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기 군포여대생 납치살해사건 피의자 강호순(38)이 서남부 지역에서 실종된 부녀자 7명을 모두 살해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강씨 축사주변 주민들이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강씨가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진 수원 권선구 당수동의 한 축사는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이곳 인근 주민들은 강씨가 평소 예의바르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 이같은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강호순의 축사 뒷집에 거주하는 주민 차모씨(53·여)는 "호순씨가 살인을 했다고 생각하니 눈이 감기지도 않고 잠도 안왔다"며 "오늘 아침 연쇄살인 소식을 듣고 자꾸 얼굴이 생각나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근 이모 할머니(86)도 "축사 칸막이 설치할때 시끄러우니까 미안하다며 꿀까지 나눠주던 사람이 어째 그런 짓을 벌였는지 모르겠다"라며 "사람이 해서는 안될 짓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최모씨(43)도 "자식도 있다는 사람이 어떻게 남의 집 귀한 자식을 무참히 죽일수가 있냐"며 "아침에 연쇄살인을 저질렀다는 이야기 듣고 아이들에게도 외출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강씨가 평소 성실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선한 사람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축사 인근 교회 목사 김모씨(43)는 "호순씨는 매일 아침 10시쯤이면 축사에 와서 소 여물을 줬다"며 "많이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지만 인사도 잘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씨(53)는 "강씨가 '숫기가 없어서 잘 친해지지 못한다'고 말하며 오징어 1마리와 맥주 2병을 주고 간 적도 있다"며 "우리집에도 가끔 들러서 아이들 취업문제를 걱정하기도 해 이런 짓을 할 사람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탄식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