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세계 첫 4기가 D램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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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4기가비트(Gb) 용량의 D램 반도체(사진) 개발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2007년 60나노 공정을 적용한 2Gb DDR2 D램을 처음 내놓은 뒤 지난해 9월 50나노 공정의 2Gb DDR3 D램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다섯 달 만에 두 배 용량의 신제품을 개발한 것이다. 데이터 처리속도는 1.6Gbps(초당 영문자 16억 자를 쓰거나 읽는 속도)로 기존 제품보다 20% 정도 빨라졌다. 동작 전압은 종전1.5V(볼트)에서 1.35V로 낮아져 전력소모가 적고 열이 덜 난다.

이 칩 16개를 모으면 8기가바이트(GB) 용량의 PC용 D램 모듈을 만들 수 있다. MP3 파일 2000곡 또는 DVD급 영화 두 편을 담을 수 있는 용량이다. 칩을 겹쳐 쌓는 기술을 활용하면 32GB 모듈 제조도 가능하다. 신형 칩으로 대용량 D램 모듈을 만들면 전력소모를 확 줄일 수 있다. 칩 자체의 전력 소모도 감소한 데다 대용량 모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칩 개수 자체가 줄기 때문이다.

가령 1Gb 칩을 모아 서버용 16GB 모듈을 만들려면 에러 정정용 칩을 포함해 모두 144개가 필요하지만 4Gb 칩을 쓰면 36개면 된다. 1Gb 칩 대신 4Gb 칩을 쓰면 같은 용량 모듈의 전력 소모가 70% 가까이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김창현 전무는 “인터넷 포털이나 통신업체가 운용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경우 저전력 메모리를 탑재하면 전기료 절감 효과뿐 아니라 열 방출 장비나 전력 설비의 설치·유지·보수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모로 환경친화적이라는 설명. 반도체 시장조사 업체인 IDC는 DDR3 D램 중 2Gb 이상 고용량 제품의 비중이 올해 3%에서 2011년 33%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창우 기자

◆D램=고속으로 작동하는 메모리 반도체로 전기 공급이 끊기면 저장한 데이터가 사라진다. PC나 서버의 임시 저장용 메모리로 많이 쓰인다. 플래시 메모리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의 주력 제품. 플래시 메모리는 읽고 쓰는 속도는 느리지만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아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전화의 저장 용도로 많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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