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社와 외국기업 제휴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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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중견 염료업체인 경인양행은 이달초 일본 스미토모(住友)화학과 제품생산.판매.해외투자등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 회사는 독일의 바이엘과 훽스트사가 염료사업부의 합병을 통해 아시아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나선데다 중국등 후발국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아 위기감을 느끼던중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선진업체와의 제휴를 추진해왔다.마침 스미토모도 회사를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 전환하며 모든 염료를 직접 생산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해 해외제휴선을 찾던 차에 경인양행과 연결됐던 것. 이처럼 대기업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해외 선진업체와의 전략적 제휴에 나서는 중견기업들이 늘고 있다.사업확장및 해외진출의 필요성이 높아진 중견기업으로서는 한단계 높은 선진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다,중견기업들의 규모가 커지며 해외업체들이 이들 기업을 보는 시각도 달라진 때문이다.

외국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는 전면적 제휴는 물론 기술을 들여와 상품화한후 해외 판매지역을 나누거나 아예 생산기술을 통째로 사들여 세계적 독점판매권을 획득하는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엔케이텔레콤은 최근 주문형비디오(VOD)의 핵심장치인'비디오서브'를 개발하기 위해 미국의 정보통신장비업체인 샐러리티사와 기술제휴 계약을 맺었다.엔케이텔레콤은 샐러리티사로부터 기술을 받아 일정액의 로열티를 내는 대신 세계독점판매권을 갖기로 했다.이 회사는 연내에 충북 주덕에 비디오서브의 생산라인을 갖추고 내년부터 시판한다는 계획이다.

중견 건자재업체인 산내들인슈는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지난해 통신업체인 해동시스템을 인수했으나 사업성이 있는 제품이 마땅치 않아 고전해왔다.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달 캐나다의 벤처기업인 기넥틱사이언스와 캐나다 우주항공국등 3자(者)가 지문인식시스템을 공동개발키로 했다.이 시스템은 손가락의 지문을 판독해 컴퓨터나 아파트의 잠금장치를 여는 장치.산내들은 이 제품을 오는 10월까지 개발한뒤 아시아지역을 대상으로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유럽과 미주의 판권은 기넥틱사이언스가 갖는다.

경인양행의 고석영(高晳英)부사장은“해외업체와의 제휴는 중견기업들의 생산기술을 끌어올리고 해외마케팅 노하우를 배울수 있는 기회”라며“제휴관계가 지속되기 위해선 상호간의 신뢰를 쌓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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