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EU 정상회담 하나의 유럽 새 틀 만드는데 목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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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번 암스테르담 유럽연합(EU)정상회담은 21세기 유럽통합의 새 틀을 짜는데 첫째 목적이 있다.

지난 92년2월 체결된 유럽통합조약(일명 마스트리히트조약)이 그동안의 새로운 환경변화,특히 21세기초로 예상되는 동유럽으로의 회원국 확대로 인해 재정비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EU는 지난 96년3월 이탈리아 토리노 정상회담에서 정부간회의(IGC)를 발족해 마스트리히트조약 재검토작업에 착수했다.

유럽정상들은 이번 회담을 통해 IGC의 검토작업을 최종 손질,마스트리히트조약의 후속편인'암스테르담조약'을 확정짓게 된다.

때문에 99년1월 공식출범 예정인 유럽단일통화(유러)의 통화가치 안정을 위한'재정안정과 성장에 관한 협약'(일명 안정화협약)을 체결하고 마스트리히트 조약의 일부규정을 개정하게 된다.

안정화협약의 경우 프랑스가 고용과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막판진통을 겪었으나 막후협상을 통해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져 암스테르담조약 체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스트리히트조약 개정과 관련,주목되는 대목은▶의사결정방식 변경▶집행위 개편▶공동 외교.안보정책 강화▶형사.사법공조 강화등이다.

대다수 회원국들은 회원국수 확대에 따라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위해선 만장일치제를 포기하고 가중다수결제를 더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그동안 국가주권을 내세워 반대입장을 밝혔던 영국이 환경 지역정책등 일부분야에서 다수결제 도입을 인정하겠다고 밝혀 EU의 의사결정 과정이 신속해질 전망이다.

첫날 회담에서 EU 정상들은 또 외교분야를 전략과 시행조치로 구분,대(對)러시아 정책,대(對)지중해 정책과 같이 전략은 정상회담에서 만장일치로 결정하되 시행조치는 외무장관들이 가중다수결제로 결정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집행위내에 공동정세분석실을 설치하고 사무총장제를 신설,EU의 대외정책에 얼굴과 목소리를 부여하는 방안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럽의 유일한 독자 안보기구인 서유럽동맹(WEU)을 EU에 편입시켜 유럽방위의 핵으로 삼자는 프랑스와 독일의 주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갈등을 우려한 대다수 회원국들의 반대로 채택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국이 마스트리히트조약의 부속문서로 돼있는 사회헌장을 수용함에 따라 이 부분을 조약 자체에 통합시킬 수 있게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정상회담에선 고용문제에 대한 회원국들의 우려를 반영,조약에 고용촉진을 위한 공동노력을 담은 별도의 장을 신설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암스테르담조약이 체결되면 6개월내 가입희망국과 교섭에 착수할 방침이다.

따라서 오는 2003~2004년께면 EU 회원국은 폴란드.헝가리.체코등 20개국으로 늘어나고 장기적으로는 25~30개국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파리=배명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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