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內 2위후보 이인제 40代참신.논리 부각으로 지지도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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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한국당 경선정국에 '돌풍'이 불고 있다.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의 상승이다.다른 후보들의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다. 〈그래픽 참조〉 지난 3월 출마선언할 당시 李지사에 대한 유권자 지지는 신한국당 주자만 따질때 4.6%였다.중하위권이다.

그러나 5월의 TV 토론회 직후 13.7%로 껑충 뛰었다(중앙일보 여론조사).6월13일 조사에서는 여당후보중 18.7%가 됐다.1위인 박찬종(朴燦鍾)고문(26.4%)에 이어 2위다.이회창(李會昌)대표(17.7%)보다 앞섰다.8.8%인 이수성(李壽成)고문과의 격차는 두배 이상 벌렸다.

같은 시기의 현대리서치 조사도 마찬가지다.李지사는 15.8%의 지지를 얻었다.지지율이 20%대인 李대표와 朴고문을 바짝 추격중이다.적어도 여론지지만으로 본다면 신한국당의 경선은 이들 세사람 싸움이다.

'이인제 돌풍'은 여기저기서 체감된다.지난 12일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는 택시기사들이“사인을 해달라”고 그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김해공항 식당에서는 종업원들이 사진촬영을 해달라고 부탁했다.李지사측은 또 전국에서“홍보자료를 보내달라”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정발협(政發協)에 속해있는 일부 의원들 가운데서도“민주계 적자(嫡子)인 李지사를 지지할 수도 있는게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관심은 “이인제 신드롬의 정체가 뭐냐”에 집중되고 있다.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李지사의 상품성'으로 분석된다.유권자들은 허구한 날 보아온 60대 전후의 여타 주자들에게 식상한 측면이 있다.그러다 40대의 참신성을 내세우며 李지사가 등장하자 그쪽으로 몰렸다는 것이다.李지사가 토론에서 보여준 정책 일반에 대한 논리와 자신감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기관인 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TV토론을 본뒤 지지후보를 바꾼 응답자가 14.3%고 이중 37.5%가 李지사쪽으로 돌았다.민심의 한 흐름이다.

'박정희(朴正熙)와 비슷한 외모'가 이인제를'뜨게'한 또다른 원인으로 보인다.익명을 요구한 한 경선주자는 “경제가 워낙 나빠 박정희 추모 분위기가 생겼고 이를 李지사가 교묘히 활용한다”고 말했다.그는 그러나 “박정희와 이인제는 다르기 때문에 이 신드롬은 오래 못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李지사는“국민들은 젊은 대통령을 원한다.변화에 대한 그런 갈망이 이번 선거의 대세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이인제 돌풍'이 태풍이 될지,아니면 미풍으로 변할지는 아직 모른다.

“앞으로의 상황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를 것”이라는 李지사의 자신감이 얼마나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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